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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들에게 설날은 무슨 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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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뭐 하세요? 고향 다녀올 분도 계시겠고, 성묘도 다녀오실 테고. 떡국 잡숫고, 차례 지내고, 세배하고 세배받고, 텔레비전의 설날 특집 프로그램도 보고…. 이 정도겠죠? 아이들에게 설날은 어떤 의미일까요?‘크리스마스’ 하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는 날’이라든지 ‘예수님 생일’이라든지 아이들이 갖는 생각이 있잖아요. 설날은 무슨 날일까요? 아이에게 설날을 바로 알려주고 온 가족이 더 재미나고 뜻 깊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대여섯 살 먹은 아이들에게 설날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보니 모르겠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떡국 먹는 날’, ‘세뱃돈 받는 날’, ‘큰집에 가는 날’이라고들 대답하네요. 틀리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설날이 갖는 의미의 일부만을 단편적으로 말한 것이죠. 다섯 살 먹은 아들 녀석이 새해가 되자마자 그러더군요. “빨리 12월이 됐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가 빨리 오게요.” 두둥! 그 맘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어쩐지 안타까운 기분이었어요. 우리 명절도 그만큼 즐겁고 좋은 날로 여기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설날의 재미를 알려주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림책 중에는 설에 대한 재미난 것이 많아요. 그래서 설날에 세뱃돈 줄 때 설에 대한 그림책도 함께 선물하려고 합니다. 이번 설은 연휴가 그리 후하지는 않지만, 책 읽으며 설날 이야기도 들려주고 아이와 함께 잘 놀아보렵니다.

만두 빚는 솜씨 뽐내기
‘떡국 먹는 날’이라는 아이들의 말처럼 떡국은 설날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어릴 적, 떡쌀 불려 엄마랑 같이 떡집에 가져가 뜨끈하고 몰랑몰랑한 가래떡을 뽑아 왔던 기억이 납니다. 요새야 가래떡을 떡집이 아니라 슈퍼나 마트에서 사죠. 요번엔 떡을 넉넉히 사며 떡집에 부탁해서 아이에게 가래떡 뽑는 광경도 구경시켜주렵니다. 그거 은근히 재미나고 신기하거든요. 가래떡을 요샌 어슷하다 못해 길쭉하게 썰던데, 본래 동글납작하게 써는 것이라죠? 새해 아침 떠오르는 둥근 태양을 상징해 복을 바라는 것이라고요. 해를 한 그릇 먹는 셈이니, 설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인가봅니다.

떡국 말고 만두도 있죠. 만두 빚기는 번거롭기는 해도 요렇게 빚을까 조렇게 빚을까 궁리하며 만들다보면 재미도 느낄 수 있지요. 동실동실 구름 모양이든 삐죽빼죽 번개 모양이든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빚어보게 할까봐요. 아예 만두 빚기는 아빠와 아이 몫으로 정해줘도 좋겠네요. 아무리 간소해졌다고 해도 명절 음식 장만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여자들끼리 만두까지 다 빚으려면 일이 정말 크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림책 속 ‘손 큰 할머니’만큼은 아니어도 넉넉히 만들어 친척들과 나누어 먹으렵니다.

알록달록 때때옷 차려입기
특별한 날, 차림새가 특별하면 기분도 새롭죠. 어른이 되고나서는 사실 시큰둥해졌지만 어릴 땐 빛 고운 한복이 그렇게 입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 키우면서 그 마음을 잊은 거죠. 아이 돌 때 한 번 사주고는 그 후에는 명절이 되어도 한복을 사준 적이 없어요. 작년 추석, 아이가 다니는 놀이학교에서 추석 행사 때 한복을 입히라 했는데 장만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전날 밤 급하게 조카 아이 것을 빌려다 입히고 말았죠.

작년에 <설빔>이라는 그림책을 보고 너무 예쁘고 재미있어 홀딱 반했는데, 여자아이 옷 이야기밖에 없어 아들 하나뿐인 저는 좀 서운하더라고요. 그런데 올해 <설빔-남자아이 멋진 옷>이라는 책이 새로 나온 거 있죠. 아이에게 보여주니 자기도 한복 입고 싶다며 은근히 압력을 넣네요. 자고나면 자라는 아이에게 값비싼 한복을 사 입히기는 쉽지 않지만 요즘엔 저렴하고 예쁜 한복도 많더라고요. 올해 꼭 하나 장만해보렵니다. 까치두루마기와 전복까지는 못 사도 말이에요. 한복을 입히면 절하는 품새가 더욱 의젓해 보일 것 같아요.

작년에 세배하는 법을 가르쳤는데 아마 벌써 잊었을 것 같네요. 절하는 연습도 놀이 삼아 하면 재미있겠죠? 아이에게는 세배하는 연습시키고, 저는 덕담을 뭐라고 해줄까 궁리해봐야겠어요. 조카 중에 대학생도 여럿 있는데 매년 덕담하는 제 모습이 참 미숙하고 어색해 보이더라고요. 저 어릴 적 어른들은 품위 있고 근사하게 덕담을 해주셨던 것 같은데. 참, 세배할 때 아랫사람은 조용히 절을 하고 덕담은 어른이 들려주시는 거래요. 어른이 덕담을 하시기 전 “절받으세요”라든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먼저 말하며 절을 올리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 것이라니 알아두세요.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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