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연령, 성격, 취향 등에 맞춰 알맞은 그림책을 고르는 게 어렵거나, 베스트셀러가 식상한 엄마라면 전통 있는 세계적인 아동문학 상 수상작을 선택해보자. 상의 시상 기준, 수상작에 대한 기본 정보를 알고 있으면 아이에게 잘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세계 아동문학 상을 대표하는 4가지 상을 살펴보고, 각각의 수상작 중 전문가가 추천한 최고의 책을 소개한다.
아동문학의 노벨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국제아동도서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덴마크가 낳은 위대한 문학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56년부터 짝수 해에만 수여하며 작가 부문만 수상하다가 1966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부문도 수여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그림책 상 중 가장 받기 어려운 상으로 꼽히며, 지금까지 한 번 이상 뽑힌 작가는 한 명도 없다. 심사위원들이 후보 작가들의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몇 시간에 걸친 열성적인 논의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 상을 탄 작품의 작품성은 신뢰할 만하다. 아동문학의 작은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명예로운 상으로 아동문학에 공헌한 작가에게 주는 상이므로 수상 작가가 쓴 책을 모두 읽어보는 것도 좋다.
뛰어난 일러스트를 원한다면 미국 칼데콧상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그림책 상으로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라 불리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 랜돌프 칼데콧을 기념하기 위해 1938년 창설됐다.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매년 여름, 그전 해에 가장 뛰어난 어린이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상이므로 아이에게 좋은 일러스트의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다면 칼데콧상을 수상한 그림책을 골라본다. 그림책 표지에 ‘칼데콧상’이나 ‘칼데콧 아너상’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칼데콧 메달을 수여하는 칼데콧상은 최우수 그림책 단 한 권에 수여하며, 칼데콧 아너상은 그 다음으로 주목을 끌었던 작품 중 1~5권을 뽑아 수여하는 상이다. 즉, 최우수상과 우수상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영어로 출판된 것, 창작 일러스트, 미국 국적을 가졌거나 미국에 거주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선정 대상이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면 볼로냐국제아동도서 라가치상
매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책 박람회인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때 수여하는상. 세계 전역의 능력 있는 젊은 예술가들,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 접수되며, 국제위원회에서 2백여 명의 작품을 선별한다. 1964년부터 개최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어워드는 라가치상으로 픽션과 논픽션으로 나눠 각각 유아, 아동, 어린이 부문으로 구분해 시상한다. 칼데콧상이나 케이트그린어웨이상과는 달리 전 세계 작가의 작품 중 시상하기 때문에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선택한다면 좀더 폭넓은 나라와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각 자극을 주고 싶다면 영국 케이트그리너웨이상
케이트그리너웨이상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1870년대 활동한 영국의 그림책 화가인 케이트 그리너웨이를 기념하기 위해 1956년 만들어졌다. 매년 영국에서 초판 발행된 그림책을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한다. 수상자는 금메달과 5백 파운드 상당의 책을 받는데 이 책들은 수상자가 선택한 도서관에 기증된다. 아이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뿐 아니라 내용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선정한다. 시각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춘 예술적인 작품에 주는 상으로 그림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2~3세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best 5
1 <수호의 하얀 말> 1980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 오츠카 유우조 글ㆍ아카바 슈에키치 그림. 한림출판사
몽골의 마두금이라는 악기의 아름답고 슬픈 전설을 담아낸 그림책. 몽골의 양치기 소년의 소중한 친구인 용맹한 하얀 말이 이웃 나라원님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 그 말의 뼈와 가죽, 심줄로 만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가 마두금이다. 의외로 내용이 단순해 엄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읽어주면 아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3세부터 매년 읽어주면 아이가 매번 새로운 감동을 받을 것이다.
2 <십이월의 친구들> 1988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 미샤 담얀 글ㆍ두산 칼라이 그림. 마루벌
열 달 동안 잠만 자다가 십이월이 돼야 바빠지는 외로운 십이월이 북풍의 새해 선물로 한 해의 다른 달인 삼월, 유월, 시월을 만난다. 자신 외에 다른 달이 있는지 몰랐던 십이월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떠나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과 어우러져 펼쳐진다.
3 <사랑에 빠진 개구리> 2004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 맥스 벨트하우스 글ㆍ그림. 마루벌
자신과 전혀 모습이 다른 하양 오리를 사랑하게 된 초록 개구리의 이야기가 사랑스럽다. 서로 다른 생각을 알맞게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을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유머로 풀어내 사회성을 길러야 하는 아이에게 적합하다. 총 여섯 권이 출간
4 <크릭터> 1998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
토미 웅게러 글ㆍ그림. 시공주니어 프랑스 작은 마을에 사는 뤼즈 보도 할머니는 파충류를 연구하는 아들한테서 보아뱀을 선물 받는다. 크릭터라는 이름을 갖게 된 보아뱀과 할머니의 일상을 행복하게 그린 그림책. 크릭터가 자신의 몸으로 알파벳을 만들고 숫자를 만들어 공부하는 장면은 아이에게 학습 효과까지 줄 수 있다.
5 <엄마가 좋아> 1994년 작가 부문 수상. 마도 미치오 글ㆍ마지마 세스코 그림. 한림출판사
무작정 엄마를 따라 하는 것이 좋고,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세상의 모든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림책. 엄마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아이의 느낌을 부드러운 색상과 친근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비, 물고기, 꽃 등에도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와의 애착관계를 돈독하게 해줄 최고의 그림책.
칼데콧상 best 5
1 <마들린느와 쥬네비브> 1954년 수상. 루드비히 베멀먼즈 글ㆍ그림. 시공주니어
열두 꼬마 여자아이들의 기숙사 생활을 경쾌하게 그린 그림책. 기숙사에서 가장 작고 씩씩한 마들린느가 강에 빠지자 마들린느를 구해준 개를 기숙사로 데려와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유채색과 무채색 그림이 단순하지만 적절한 조화를 이뤄 경쾌한 내용에 리듬감을 더해준다.
2 <눈 오는 날> 1963년 수상. 에즈라 잭 키츠 글ㆍ그림. 비룡소
펑펑 눈이 내린 어느 날, 흑인 소년 피터의 즐거움을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했다. 눈길을 걷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 뭉치를 집에 가져오는 피터의 모습에서 눈 오는 날 아이의 설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3 <괴물들이 사는 나라> 1964년 수상. 모르스 샌닥 글ㆍ그림. 시공주니어
엄마에게 벌을 받아 방에 갇힌 장난꾸러기 맥스가 밀림과 강으로 변한 방에서 괴물들의 나라로 가서 겪는 일들을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듯 활기차고 신나게 그렸다. 책을 펼치는 순간 펼쳐지는 환상적인 그림이 아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4 <그래도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2001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 이언 포크너 글ㆍ그림. 중앙출판사
동생을 놀라게 하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벽에 그림을 그리고, 모래성 쌓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올리비아의 모습이 경쾌한 글과 단순하고 재기발랄한 그림으로 펼쳐진다. 아이에게 자신과 비슷한 주인공의 모습이 흥미를 일으키고, 엄마의 따뜻한 사랑까지 느끼게 하는 그림책.
5 <안돼, 데이빗> 1999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 데이빗 섀논 글ㆍ그림. 지경사
책은 온통 말썽꾸러기 데이빗을 향한 엄마의 “안돼, 데이빗!”이란 말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 짧은 글과 원색의 톡톡 튀는 일러스트의 조화는 그림책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익살스러운 그림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best 5
1 <구름빵> 2005년 픽션 부문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 백희나 글ㆍ그림. 한솔수북
나뭇가지에 걸린 작은 구름을 따서 노릇노릇 맛있는 구름빵을 만들고, 그 구름빵을 먹고 구름처럼 하늘을 난다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 비 오는 하늘을 두둥실 날아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실감나는 일러스트로 펼쳐진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주인공들의 익살스럽고 살아 있는 표정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듯 활기차고 생생하다.
2 <커다란 질문> 2004년 픽션 부문 라가치상. 볼프 에를브루흐 글ㆍ그림. 베틀북
형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비행기 조종사는 구름과 입맞춤하기 위해, 엄마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등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풀어간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주위의 사물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져보고, 아이의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읽어주면 좋다. 호기심 많은 아이가 모든 사물에 존재의 이유를 부여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키워준다.
3 <마법에 걸린 병> 2006년 픽션 부문 라가치상. 고경숙 글ㆍ그림. 재미마주
하하 물비누를 짜면 하마가, 우유 대장을 열면 우유 대신 코끼리가 나오는 등 마법사가 마법에 걸린 병들을 동네 슈퍼에 섞어놓으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병들을 플랩 형식으로 꾸며 펼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 이 병을 열면 뭐가 나올까” 하며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읽어준다.
4 <다음엔 너야> 볼로냐 라가치상. 에른스트 얀들 글ㆍ노르만 융에 그림. 비룡소
날개를 잃은 펭귄, 바퀴를 잃은 오리, 팔과 눈을 다친 곰 등 부상당한 다섯 개의 장난감이 환한 빛이 흘러나오는 문 앞에서 두려움에 떨며 차례를 기다린다.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장난감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다룬 작품. 병원을 무서워하는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잘 그려냈다.
5 <검은 코트 아저씨> 2001년 픽션 부문 아동상. 카나모리 사이지 글ㆍ그림. 베틀북
검은 코트를 입고 필릴리 피리를 불며 하늘을 날고, 곡예사처럼 줄을 타기도 하는 검은 코트 아저씨와 주인공 소년의 하루를 그렸다. 검은 코트 아저씨가 나타난 첫 페이지부터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간결한 선과 세련된 색감으로 펼쳐지는 아저씨와의 모험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케이트 그리너웨이상best 5
1 <잠이 안 오니, 작은 곰아?> 1988년 수상. 마틴 워델 글ㆍ바바라 퍼스 그림. 비룡소
깜깜한 게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귀여운 작은 곰과 작은 곰을 재우기 위해 등잔을 켜주고, 달빛과 별빛을
보여주는 따뜻한 큰 곰의 이야기. 3세 이전 아이가 읽기에는 글이 많아 무리가 있지만 대화체로 이뤄져 있어 엄마가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그림책으로는 그만이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 또한 아이를 포근한 잠자리로 이끌어 줄 것이다.
2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1963년 수상. 존 버닝햄 글ㆍ그림. 비룡소
깃털 없는 기러기를 빗대어 장애 문제를 다룬 그림책이다. 다른 형제들과 달리 깃털 없는 기러기로 태어나 슬픈 보르카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어릴 때부터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이지만 외국어로 된 지명이나 이름 등이 자주 등장해 2~3세 아이에겐 엄마가 쉽게 풀어 읽어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3 <고릴라> 1983년 수상. 앤서니 브라운 글ㆍ그림. 비룡소
고릴라를 좋아하는 한나는 아빠와 동물원에 가서 진짜 고릴라를 보고 싶지만 아빠는 늘 바쁘다. 하지만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준 고릴라가 꿈속에 아빠만큼 큰 고릴라로 나타나 한나와 함께 동물원에 간다는 이야기.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은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의 시선을 뺏기에도 충분하다.
4 <동물원> 1992년 수상. 앤서니 브라운 글ㆍ그림. 논장
엄마와 아빠, 두 형제가 동물원 나들이에서 겪는 일들을 풀어냈다. 즐거운 동물원 나들이가 아닌 우리에 갇힌 동물들,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등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동물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공공예절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그림책.
5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을 거야> 2000년 수상. 로렌 차일드 글ㆍ그림. 국민서관
콩을 초록방울로, 으깬 감자를 구름보푸라기라고 말하는 등 동생 로라의 편식 습관을 고치기 위해 오빠 찰리가 생각해낸 기발한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풀어낸 그림책. 그림과 실제 사진을 섞은 기법이 상황을 더욱 실감나게 해 편식 습관이 있는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