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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bian82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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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름 세개

엄마의 주름 세개


우리가족은 아빠, 엄마, 저와 동생 시온이 이렇게 네식구 입니다.
엄마는 저와 동생한테 말썽꾸러기 아가들이라고 해요. 왜 우리가 말썽꾸러기 아가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는 그렇게 부른답니다.
토요일 점심이었어요. 엄마는 부엌에서 뚝딱뚝딱 음식을 만들었어요.
‘아론아 밥 먹어.’
‘잠깐만요.’
‘시온아 밥 먹어’
‘안 먹을래.’
엄마는 깊은 한숨을 쉬어요.
엄마가 열심히 만든 음식인데 우리가 빨리 와서 안 먹으니 속상하신가 봐요.

점심을 먹고, 동생과 저는 블록놀이를 하였어요.
멋진 우주선을 만들고 있었는데, 동생 시온이가 와서 무너트렸어요.
‘ 야. 우주선 망가트리면 어떻해.’ 하며 동생을 밀었어요.
동생은 앙~하며 울음을 터트렸답니다. 부엌에 있던 엄마가 얼른 달려와 동생을 안아주었어요.
‘ 아론아, 동생 때리면 안 된다 했지?’
‘ 시온이가 내가 만든 우주선을 망가트렸단 말이예요. 엄마는 알지도 못하면서.’
씩씩대는 내 대답 뒤로 깊은 엄마의 한숨 소리가 들려요.
우리가 싸우는 것이 엄마는 많이 속상하신가 봐요.

오후가 되어, 우리 식구는 마트에 가기 위해 자동차를 탔어요.
카시트에 앉아있기를 싫어하는 시온이는, 카시트 안전벨트를 풀려고 했어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다시 벨트를 매주며,
‘안돼, 위험해. 차 안에서는 카시트에 꼭 앉아야 하는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도 시온이는 울며 벨트를 풀려고 했지요. 엄마는 시온이가 안전벨트를 못 풀게 하면서 깊은 한숨을 쉬셨어요.
아무래도 위험한 행동을 시온이가 자꾸 하니 속상하신가 봐요.

드디어 마트에 도착하였어요. 저는 마트에 오는 걸 참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장난감들이 아주 아주 많으니깐요.
마트에 온 것이 너무 기뻐 저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하였어요.
그럴 때 마다 엄마는,
‘아론아 위험해, 뛰지마.’ ‘아론아, 위험해 앞을 보고 다녀야지.’ 하며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수많은 장난감들을 보는 게 너무 즐거워, 엄마 말씀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답니다. 이리저리 돌아보고 있을 때, 드디어 제가 너무나 갖고 싶어하는 로봇장난감이 있는 곳을 보았어요. 저는 그곳을 향해 힘차게 달리기 시작하였어요.
바로 그때, 맞은편에서 오던 사람과 부딪치며 넘어지고 말았어요. 무릎에서는 피도 났어요.
울고 있는 저에게 엄마는 ‘ 괜찮아, 약 바르면 금방 낫을 꺼야.’ 하며 안아주셨어요.
집으로 돌아와 엄마는 제 무릎을 소독하며 약을 발라주셨지요.
‘이그. 우리 예쁜 아론이 무릎에 상처 생기겠다. 마트에서 뛰면 위험하다 했지 앞으로는 절대 뛰면 안돼‘ 라고 말씀하셨어요.
약병을 챙기며 엄마는 또다시 깊은 한숨을 쉬셨어요.
그때, 저는 엄마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엄마의 눈썹과 눈썹 사이에 깊은 주름 하나, 둘, 셋.
언제부터 엄마 얼굴에 주름 세개가 있었을까요?
그날 밤 저는 거실 벽에 걸려있는 엄마아빠의 결혼사진을 한참 쳐다봤어요.
사진 속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아빠가 있어요. 그리고 놀라운건 그 사진에는 엄마의 눈썹과 눈썹 사이에 주름도 없었어요.
엄마의 주름 세개는 아무래도 저와 시온이가 말을 안 들어서 생긴 건가 봐요.
엄마가 왜 우리에게 말썽꾸러기 아가들이라고 하는지 저는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장난감을 치우는 엄마 옆으로 다가가 저도 같이 장난감을 치우기 시작하였어요. 제가 치우자 동생도 달려와 같이 장난감을 치웠어요.
장난감이 다 정리되고 엄마는 저희를 꼭 안아주며 ‘ 우리 말썽꾸러기 아가들 사랑해.’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우리도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올려다 본 엄마 얼굴에는 환한 미소와 함께 주름 세개는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