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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mar7998 201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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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양 밍밍의 선물상자 >

밍밍은 귀여운 아기양입니다. 하지만 다른 양들과는 다르게 푸른색의 털을 갖고 있어 늘 친구가 없이 외로웠습니다.
“토토야, 함께 술래잡기 하지 않을래?”
“싫어!! 너는 하얗지 않잖아”
“로이야, 함께 소꿉놀이 하지 않겠어?”
“미안, 파란 털을 가진 너와 논다면 나까지 외톨이가 될 거야”
“두두야, 함께 풀을 먹으러 가자”
“밍밍! 엄마가 너와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셔”
상심한 밍밍을 위해 엄마 양 마르는 돌아오는 밍밍의 다섯 번째 생일에 특별한 선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엄마 양 마르는 열흘간 열심히 모은 이슬이 맺힌 풀잎 열장을 들고 깊은 숲속의 요정을 찾아 갔습니다.
“요정님, 우리 딸 밍밍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사러 여기까지 어렵게 찾아 왔어요. 친구가 없어 외로운 우리 밍밍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마르! 밍밍을 위해 이 세 가지 상자를 당신에게 팔겠어요. 분명 밍밍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무지갯빛이 도는 작은 상자 세 개를 받아들고 마르는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밍밍! 다섯 번째 생일을 정말 축하한다. 엄마가 준비한 선물이야!”
선물상자를 세 개나 받은 밍밍은 온 집안을 뛰며 즐거워했어요.
‘분명 내가 좋아하는 달콤한 초콜릿과 사탕이 가득할거야!’
첫 번째 상자를 열기 전 밍밍은 잔뜩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밍밍의 기대와는 다르게 상자 안에는 돌멩이 하나만 덩그러니 들어있을 뿐이었습니다. 실망한건 엄마 양 마르도 마찬가지였어요.
금세 울상이 된 밍밍을 마르는 위로했지만 단단히 속이 상한 밍밍은 길거리에 내버릴 생각으로 돌멩이를 집어 들고 그대로 집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마을 어귀를 돌아다니던 밍밍은 늑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토토를 발견했습니다.
‘모르는 척 지나가자! 너무 무서워! 토토는 나와 놀아주지도 않잖아 …….’
뒤 돌아 집으로 가려던 밍밍은 홧김에 주머니 속에 넣은 돌멩이가 생각났습니다.
‘늑대의 눈에 던지고 빠르게 도망치면 될 거야’
밍밍은 있는 힘껏 늑대를 향해 돌멩이를 집어던졌고 늑대의 눈에 정확히 맞았습니다. 늑대가 놀란 틈을 타 토토는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토토를 구해냈다는 뿌듯함에 신이 난 밍밍은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자랑했습니다.
“그래 밍밍 잘했어! 겉보기엔 하찮아 보였지만 겁 많았던 너에게 용기라는 큰 선물이 되었구나!”
“두 번째 상자도 열어 볼래요!”


밍밍은 엄마와 함께 두 번째 상자를 열었어요. 리본처럼 생긴 하얀 꾸러미가 들어있었습니다. 밍밍은 그것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시 집밖을 나섰습니다. 얼마가지 못 해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로이를 만났습니다.
“로이야, 여기서 왜 울고 있니?”
“너는 알 것 없어!”
쌀쌀맞게 얘기하는 로이를 지나쳐 가려다 다리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본 밍밍은 로이가 바닥에 넘어져 다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머니에 챙겨온 리본꾸러미를 꺼내 피가 나는 무릎을 닦고 붕대처럼 감아 치료해 줬습니다. 로이에게 고맙다는 말은 듣지 못 했지만 밍밍은 다른 양을 도왔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밍밍은 엄마 양 마르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았습니다.
“그래 밍밍 정말 훌륭해! 다른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밍밍이 엄마는 정말 자랑스럽구나!”
엄마의 칭찬에 밍밍은 더욱 신이 났습니다.
“마지막 상자에 무엇이 들었는지 너무 궁금해요! 분명 또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들어있을 거예요!”


밍밍이 마지막 상자를 열자 그 속엔 나무판자 한 장이 들어있었어요.
‘이걸로 무얼 할 수 있을까?’
밍밍이 커다란 나무판자를 들고 집밖을 나섰을 때, 맑았던 하늘이 어두워지고 한 두 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털이 다 젖었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 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젖은 몸으로 지붕 밑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두두를 발견 했습니다.
“두두, 비가 오는데 여기서 뭐 하는 거니?”
“지붕에 빗물이 새서 집 안이 온통 물바다야”
밍밍은 두두의 집안을 들여다봤어요.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본 밍밍은 들고 있던 나무판자를 가지고 지붕위로 올라가 구멍위에 판자를 끼워 넣었습니다. 그러자 두두의 집은 더 이상 비가 새지 않았습니다.
“밍밍, 고마워”
쑥스러운 듯 두두는 한마디 하고선 집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밍밍은 혼자가 되었지만 고맙다는 두두의 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돕는다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구나!’


집으로 돌아온 밍밍은 오늘하루일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간식이나 장난감 같이 재미있는 생일선물은 아니었지만 엄마가 주신 선물상자로 다른 양들을 도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깬 밍밍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 밖에는 토토와 로이 그리고 두두가 서서 밍밍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밍밍, 어제는 늑대로부터 구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용감한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토토가 먼저 말을 했고 로이와 두두 역시 밍밍과 친구가 되고 싶다 말했습니다.
“물론이지! 친구들아 고마워!”
좋은 친구들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고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라는 생각에 밍밍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요정님이 밍밍의 다섯 번째 생일에 주고 싶었던 특별한 선물은 바로 ‘친구’가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