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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hoho772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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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누손(자유주제)

나의 비누손

나는 오늘 기분이 안 좋아. 엄마한테 혼이 났거든.
비누거품으로 노랑오리의 구름침대를 만들고 있는데
엄마가 오더니 수도꼭지를 홱 잠궈 버렸어.
나는 미끌미끌 비누거품 놀이가 참 재미있는데
엄마는 그게 싫은가봐.

그런데 한밤중에 노랑오리가 꿈속으로 찾아왔어!
연못이 바싹 말라버려서 오리가족들이 풍덩풍덩 헤엄칠 수가 없대.
그 때 손을 비볐더니 내 손에서 뭉실뭉실 비누거품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어.
하늘로 올라간 비누거품은 뭉게구름이 되어 오리연못에 쏴아쏴아 비를 내려주었지.

연못이 가득 찰 만큼 비가 내린 후에는, 햇님이 반짝 나타나서 방긋방긋 웃었어.
난 비누거품을 후후 불어 커다란 풍선을 만들었어.
햇빛을 받은 비누풍선에는 알록달록 무지개가 방울방울 서려 있었지.
내가 후~ 불자 무지개는 풍선 밖으로 날아가서 연못 위에 둥글게 떠올랐어.

노랑오리와 나는 무지개 미끄럼틀을 타고 연못으로 퐁당 퐁~!
난 비누거품을 잔뜩 만들어서 말랑말랑 구름침대를 물에 띄웠어.
그리고 연못에 놀러 온 개구리, 메뚜기, 두더지, 너구리, 토끼와
폭신폭신 구름침대 위에서 폴짝폴짝 뛰어 놀았단다.

비누거품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동물친구들과 맛있게 나눠 먹었지.
너무 많이 먹은 너구리가 방방 뛸 때마다 방구를 뿡뿡거리는 바람에
우리는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단다.
어찌나 웃었는지 잠에서 깰 때도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어.
엄마는 내 머리카락을 보드랍게 쓸어 올리시면서
‘재미있는 꿈 꾸었니?’ 다정하게 물으셨어.
비누향이 나는 엄마 품에 얼굴을 묻으면서
나는 속으로 노랑오리와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마음 먹었단다.


<창작의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인내심, 기다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만 4살이 된 딸은 아직 서툴고, 느리며, 집중도가 떨어져 곧 딴짓도 많이 합니다. 어린아이에게 그것은 참 당연한 일이지만, 이미 다 커버린 엄마는 조급하고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언젠가 딸아이가 손을 씻겠다며 들어간 욕실에서 수도꼭지에 물을 콸콸 틀어대고, 비누를 갖고 놀며 한참 동안이나 나올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저도 모르게 그런 아이 손을 잡아 끌며 욕실에서 데리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물놀이가, 비누놀이가 마냥 즐거웠을 아이에게 영문도 모를 짜증을 냈다 생각하니 미안해졌습니다. 아이가 비누거품 놀이를 할 때, 저런 상상을 하며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행동에 서운했을 아이의 맘을 보듬어 주고싶어 이 동화를 짓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