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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꿀매♡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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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엄마동화 도전 <우리집에 놀러와>

<우리집에 놀러와>


숲속에 사는 아기 거미 투투는 아침부터 밤까지 작은 몸을 움크려 자꾸 자꾸 숨으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여덟 개나 되는 다리가 부끄럽기 때문이었어요. 지지배배 노래하는 새들도 두개.. 점프하길 좋아하는 메뚜기도 여섯개.. 그 누구도 여덟 개나 되는 거미 다리는 흉내내지 못할 거예요.
-나는 왜 다리가 여덟 개나 될까?
투투는 온종일 그 생각만 하느라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초록 나뭇잎 위로 미끄러져 내리는 물방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전부였죠.
-하나, 둘, 셋..
그마저도 심심할 땐 떨어지는 물방울 수를 헤아려보곤 했어요.
-일곱, 여덟?
여덟번째 물방울이 투투의 머리 위로 떨어지자 투투는 그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말았어요.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아. 다리가 여덟이나 되는 징그러운 거미는 외톨이일 뿐이야!˝
씩씩거리는 투투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어요.
-징그럽다고? 그렇지 않아.
마지막으로 미끄러진 여덟 번째 물방울이었지요.
-투투, 넌 아무도 하지 못 하는 일을 할 수 있단다.
˝못생긴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부지런한 네 다리로 사뿐사뿐 예쁜 집을 지을 수 있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어요. 쓸데없이 많기만 하다고 투덜거리던 다리로 사뿐사뿐 집을 지을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았어요.
-내가 다시 돌아오면 꼭 투투네 집 위로 떨어지고 싶어. 기대할게!
아기거미 투투는 그 때부터 물방울이 알려준 것처럼 부지런해졌어요. 천천히, 열심히.. 그물옷을 짜듯 투명한 집을 지어나갔죠. 예쁜 집이 완성되어 이슬방울이 쉬어가는 상상만으로도 투투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답니다.

-모두들 우리집에 놀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