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나도 작가

예찬맘 2015.03.06
댓글 2 좋아요 1

찬이의 숨바꼭질

찬이의 숨바꼭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찬이는 뒷마당 한 켠에 쪼그려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포옥 감싼 채 노래를 불렀어요.

"다 숨었니? 그럼 이제 찾는다. 봄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가지 위에 살포시 피어난 노란 개나리가 찬이를 보고 방긋 웃고 있었어요.

"아, 찾았다. 개나리!"

찬이는 활짝 핀 개나리 꽃잎을 한 움큼 따서 머리 위로 높이 뿌렸어요. 노란 꽃잎이 봄바람을 타고 나비처럼 살랑살랑~ 날아다녔어요.

"또 찾는다. 봄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보슬보슬 하늘에서 소리 없이 떨어지는 촉촉한 봄비가 찬이 머리에 톡, 얼굴에 톡, 옷깃에 톡, 손등에 툭톡, 신발 위에 톡 떨어졌어요.

"아, 찾았다. 봄비!"

찬이는 봄비가 고여있는 물웅덩이 위에서 찰방찰방 뛰어 보았어요. 무지갯빛 빗방울들이 유리구슬처럼 풀잎 위로 또르르르~ 굴러 내려갔어요.

"또 찾는다. 봄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봄비를 가득 머금은 땅 위에 수줍은 듯 반쯤 고개를 든 파릇파릇한 새싹이 찬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 찾았다. 새싹!"

새싹 위에 노란 개나리 꽃잎을 살포시 올려주었어요. 그러자 꽃잎이 무거운지 새싹의 고개가 꾸벅꾸벅~ 인사를 했어요.

"또 찾는다. 봄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봄과 숨바꼭질을 하는 동안 하늘은 어둑어둑, 해님은 산 뒤편으로 뉘엿뉘엿, 산새들은 저 멀리 푸드득푸드득~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봄아~ 어두워져서 집에 돌아가야 할 거 같아. 내일 다시 만나서 숨바꼭질하자! 안녕~"

찬이는 봄과 내일을 약속하며 봄이 배웅해주는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