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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먹거리분석3] 세 가족의 식탁을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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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평범한 한 가족이 일주일 동안 먹는 식품과 음식은 어떤 것들이고, 또 그 양은 얼마나 될까? 가족 구성원, 직업, 사는 곳, 선호하는 음식, 식습관 등은 각기 다르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세 가족을 만나 그들의 식탁 위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텃밭에서 식탁까지 웰빙 식단, 은지네 가족
엄마의 정성스러운 손길 덕분에 온 가족이 건강해요


엄마 제갈수영(30세)아빠 차근호(34세)
왼쪽 둘째 딸 차다인(생후 13개월), 오른쪽 첫째 딸 차은지 (생후 33개월)


엄마가 직장을 관두자 인스턴트 음식이 사라지다 둘째 다인이를 임신한 지 5개월이 되었을 무렵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전업주부를 선언한 엄마, 제갈수영 씨. 수영 씨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직장 생활하느라 바빴던 그전과 비교해 식탁에 오르는 반찬과 메뉴가 달라졌다. 무엇보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을 먹거나 외식하는 횟수가 줄고, 마트에서 직접 신선한 재료를 골라 요리를 만들어 먹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

직접 공수해 먹는 채소와 과일 이 가족의 먹을거리에서 가장 도드라진 특색은 바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다. 양파, 감자, 고추, 대파, 마늘, 오이, 참외, 토마토, 옥수수, 노각 등 웬만한 채소는 서울 근교에 사는 시댁 어른들이 집 앞 텃밭에서 직접 길러 보내주는데 마트에서 유기농이라며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신선해 안심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마트에서 생선과 음료 구입 식료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트에서 한꺼번에 구입한다. 시댁에서 신선한 재료들을 공수받다 보니 정작 마트에서 구입하는 재료는 그리 많지 않다. 쇼핑 품목은 오징어, 조기, 참치 등 신선도가 중요한 생선류와 미역, 김 등 해조류, 그 밖에 오렌지 주스와 요구르트 등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료와 간식이 대부분이다. 유기농 제품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먹일 것은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한다.

주말에는 고기 외식 아파트에 살다 보니 조리하기 부담스럽고 냄새 나는 육류 요리는 아무래도 피하게 된다. 그래서 육류는 온 가족이 먹을 양으로 일주일에 닭고기 한 마리 정도 구입한다. 남편이 쉬는 주말에는 가족끼리 외식하는 편이다. 토요일은 가족끼리 외식하고, 일요일 점심은 교회에서, 저녁은 서울 근교의 시댁에서 해결한다. 외식 메뉴는 주로 집에서 먹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돼지갈비나 삼겹살 등을 선택한다. 배달 음식은 거의 먹을 일이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치킨을 시켜 먹기도 한다.

아이를 위한 반찬, 멸치볶음 채소, 과일과 마찬가지로 시댁에서 공수해온 맛깔스런 김치와 수영 씨가 손수 만드는 멸치볶음은 일주일 내내 식탁에 오르는 인기 좋은 밑반찬이다. 가끔 낮에 은지와 둘이서 밥을 먹을 때는 김도 요긴한 반찬거리. 보통 국이나 찌개는 한 번에 넉넉하게 끓여 2~3일 먹고, 아직 어려서 먹을거리가 한정된 은지를 위해 맵지 않은 반찬 한두 가지를 따로 준비한다. 요즘은 신선한 생물 오징어 중 작은 것을 골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면 쫄깃하고 부드러워 은지가 잘 먹는다.

과일 챙겨 먹기 식사 후에는 항상 과일을 먹는 것이 은지네가 자랑할 만한 식사 습관 중 하나. 과일은 주로 참외, 토마토, 키위 등 제철 과일 위주로 한 번에 두 가지 이상 먹는다. 아침에는 과일을 갈아 주스로 마시기도 한다. 수영 씨 부부는 거의 매일 오렌지주스를 마시거나 토마토에 요구르트를 넣고 갈아 마신다. 은지는 탄산음료 대신 친정에서 만들어 보내준 매실 엑기스를 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간식으로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대신 찐 옥수수나 신선한 방울토마토 등을 준비한다. “어른들이 보내주신 채소 먹는 것이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요. 그냥 평범하게 사는데 운이 좋은 거죠”라며 웃는 은지 엄마. 사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평범한 삶을 원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solution 식단을 다양화하는 것이 관건
은지네는 고기를 먹기 위한 주말 외식을 제외하고는 나무랄 데 없는 식탁을 준비하는 이상적인 식단을 가졌다. 특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웰빙 식탁을 차리기 위해 수고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다. 식단을 조금 더 다양화한다면 아이와 어른 모두 더 건강한 식탁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 healthly mission 01
다양한 방법으로 채소의 맛을 살릴 것 시댁에서 가져오는 여러 가지 채소들을 어떻게 요리해 먹느냐가 관건이다. 오이 한 가지만 가지고도 양념간장에 무치거나 도라지, 오징어 등과 함께 초고추장으로 새콤하게 무치고, 오이지를 만들거나 그냥 잘라 쌈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반찬을 만들 수 있다. 베트남쌈은 집에 있는 여러 가지 채소를 채 썰어 음식점처럼 예쁘게 담아 먹을 수 있는 메뉴. 고기도 채 썰어 불고기 양념을 해 달달 볶아 함께 먹으면 은지네 입맛에 더욱 잘 맞는 베트남쌈을 만들 수 있다.

베트남쌈
재료 라이스페이퍼 16장, 붉은 피망 2/3개, 오이 1/2개, 게맛살 2줄, 깐 새우 60g 달걀 2개, 레몬즙 2큰술, 식용유*소금 약간, 더운물 적당량 소스(땅콩잼 2큰술, 우유 3큰술, 설탕 약간, 올리브유 1작은술)
만들기
1 피망과 오이는 깨끗이 씻어 가늘게 채 썰고 게맛살은 3등분하여 얇게 찢는다.
2 깐 새우는 끓는 물에 넣어 데친 후 볼에 물과 레몬즙을 넣어 담가둔다.
3 볼에 달걀을 풀어 소금을 넣고 저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지단을 부쳐 얇게 채 썬다.
4 볼에 더운물을 붓고 라이스페이퍼를 담가 불린 후 펴서 손질한 모든 재료를 가지런히 놓고 돌돌 만다.
5 볼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어 곁들인다.

(오른쪽) healthly mission 02
시골에서 받는 채소를 100% 활용해 아이들 입맛에 맞춰라 식성이 좋은 은지는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이고 동생 다인이는 아직 어리지만 언니를 따라 곧잘 먹는다. 간식으로 자주 먹는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등을 이용해 반찬을 만들면 수월하게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챙길 수 있다.

고구마조림
재료 고구마 300g, 코코넛 가루 약간, 올리브유 적당량, 물 1/2컵 조림장(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참기름)
만들기
1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썬 후 찬물에 담가 전분을 뺀다.
2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①의 고구마를 넣어 볶은 후 물을 부어 반 정도 익힌다.
3 ②의 팬에 분량의 조림장 재료를 넣고 조린 후 코코넛 가루를 곁들인다.

인스턴트&패스트푸드 마니아 부부, 은천이네 가족
시간에 쫓기고, 요리에 자신이 없어요


엄마 고윤선(24세)아빠 장영권(28세)
아들 장은천(생후 31개월)

방학이라 평소보다 두 시간 정도 늦은 오전 9시쯤 일어난다는 은천이 엄마 고윤선 씨와 아빠 장영권 씨. 대학생 부부에게서 요즘 젊은 엄마 아빠의 전형적인 모습이 묻어난다. 친한 친구처럼 서로 장난치느라 바쁜 아빠와 은천이,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엄마는 누가 뭐래도 활기차고 당당한 요즘 가족문화의 트렌드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대형마트에서 인스턴트와 즉석조리식품 구입 은천이네는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이 함께 일주일 동안 먹을 식료품 구입 위해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로 향한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들떠서 신나게 뛰어다니며 이것저것 관심을 보이는 은천이에게 엄마는 자그마한 초콜릿 한 봉지를 손에 쥐어준다. 그래야 쇼핑 내내 은천이가 이것저것 집어 들지 않고 잠잠하기 때문. 마트에서 구입하는 것은 대부분 전자레인지에 3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각종 레토르트 식품과 컵라면 등 인스턴트식품, 과자, 시리얼,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조리법이 간단하거나 뜯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 밖에도 닭고기, 햄, 삼겹살, 베이컨 등 육류와 생선, 달걀, 조리된 반찬을 카트에 담고 여기에 우유와 주스 이온*탄산음료 등 마실거리를 더한다. 감자, 당근, 호박, 양파 등 기본적인 채소도 조금씩 구입한다.

햄버거, 피자 등 정크푸드 마니아 은천이 엄마와 아빠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한다. 마니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햄버거, 피자, 치킨, 즉석요리 제품 등을 많이 먹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윤선 씨도 남편 영권 씨를 만나 식성이 많이 바뀌었다.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메뉴도 대부분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패밀리 레스토랑의 기름진 식사다.

엄마 아빠가 과자를 입에 달고 산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시리얼, 초콜릿 등도 은천이가 아닌 이들 부부가 먹을 간식. 한번 길든 입맛은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윤선 씨는 은천이에게 아예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을 먹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자나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은 주지 않고 가능하면 먹는 모습도 들키지 않으려고 은천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몰래 먹을 정도.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마니아이긴 하지만 어린 아들 은천이의 건강한 먹을거리 사수에는 철저한 편이다.

아이만큼은 외할머니식 웰빙 식단 지금은 방학이라 하루 종일 함께 있지만, 엄마 아빠가 학교에 갈 때는 외할머니가 은천이를 돌봐주신다. 은천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있는 동안 정성껏 지은 밥과 몸에 좋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을 먹는다. 외할머니의 성화에 엄마 아빠와 함께 있을 때도 생선, 김치, 외할머니가 보내주신 밑반찬으로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 먹인다. 덕분에 은천이는 편식도 하지 않고 건강하다.

요리에 자신 없는 엄마 “요즘은 은천이가 엄마 아빠 식성이나 나쁜 식습관을 그대로 닮을까봐 걱정이에요. 앞으로 남편과 함께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먹는 횟수와 양을 줄여야겠어요.” 학업과 결혼 생활, 육아를 병행하느라 바쁜 은천이 엄마는 사실 요리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집에서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씩 밥이나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간단한 요리 외에 멸치볶음, 콩자반, 깻잎, 연근조림 등 대부분의 반찬은 친정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것을 먹고, 외식도 잦은데다 인스턴트식품에 의존하다 보니 그다지 요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은천이와 조금씩 살찌기 시작한 남편이 걱정된다며 비록 자신 없지만 아이와 남편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solution 정크푸드를 줄이고 엄마표 요리를 만들 것
엄마가 요리를 하지 않으니 집에 쌓이는 것은 인스턴트식품들이다. 부부의 나쁜 식습관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닮아갈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건강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식습관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부부의 식습관을 고치고,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다.

(왼쪽) healthly mission 01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찾아라
대학생 부부이기 때문에 여전히 패밀리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 분식 등에 익숙하다. 아직은 요리에 서툴기 때문에 레토르트식품으로 식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은천이네 엄마 아빠에게는 캐주얼한 스타일 메뉴인 볶음우동을 추천한다. 취향에 따라 쇠고기나 해산물로 주재료를 바꿔가며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기름진 음식에 익숙하므로 채소를 섭취해 몸속 독소를 배출하여 정화해줄 필요가 있다. 볶음우동은 청경채, 숙주, 파프리카 등 채소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한번에 많은 양의 채소를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해산물 데리야키 볶음우동
재료 우동면 180g, 모시조개 120g, 중하 4마리, 붉은 피망 1/2개, 껍질콩 50g 적양파 1/2개, 다진 마늘 2작은술, 데리야키 소스 1/2컵, 올리브유 적당량, 후추*참기름 약간씩
만들기
1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우동을 넣고 삶는다.
2 피망은 깨끗이 씻어 길게 채 썰고 적양파는 껍질을 벗겨 잘게 채 썬다.
3 껍질콩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삶아 반으로 자른다.
4 모시조개는 옅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빼고 중하는 깨끗이 손질하여 껍질을 벗긴다. 해산물 손질이 번거롭다면 쇠고기로 대체하면 손쉽다.
5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②의 재료 넣고 볶은 후 ③의 껍질콩과 ④의 재료를 넣어 좀 더 볶는다.
6 ⑤의 팬에 ①의 삶은 우동을 넣고 볶은 후 데리야키 소스를 넣어 좀 더 볶는다.
7 ⑥의 팬에 설탕과 후추를 넣은 후 참기름으로 향을 내어 살짝 볶아 낸다.

(오른쪽) healthly mission 02
아이를 위한 엄마표 웰빙 간식으로 아빠의 입맛까지 사로잡아라
요리는 서툴지만 은천이에게 유기농 재료를 이용해 깨끗하고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의 소망. 고기&채소 케이크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채소와 고기를 골고루 먹일 수 있어서 좋고 양상추, 토마토, 치즈, 모닝롤만 있으면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햄버거로 변신해 아빠가 더욱 반가워할 것이다.

고기&채소 케이크
재료
다진 쇠고기 120g, 청*홍 피망 1/4개씩, 양파 1/4개 소금*마요네즈*통후추*올리브유 약간씩
만들기
1
피망은 깨끗이 씻어 잘게 다지고 양파는 껍질을 벗겨 잘게 다진다.
2 볼에 다진 쇠고기와 ①의 채소를 넣고 소금, 통후추를 넣어 잘 치댄다.
3 ②의 재료를 조금씩 떼어내어 도톰하게 모양을 만든다.
4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③의 재료를 올려 노릇하게 지져 마요네즈를 곁들여 낸다.

육식 위주 태웅이네 가족
고기를 워낙 좋아하는 데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요

엄마 조유미(31세)아빠 서용석(35세)
아들 서태웅(생후 20개월),

한 달에 두 번 장을 본다 태웅이네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마트에 들러 먹을거리를 구입한다.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가 적기 때문에 구입량도 많지 않고 횟수도 적은 편. 엄마와 아빠가 모두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이며, 밤늦게 돌아와 집에서는 잠만 자는 편인데다, 태웅이는 거의 외할머니댁에 맡긴다. 현실적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일주일에 일찍 퇴근하는 하루 이틀 정도와 주말이 전부다.

육류 위주로 사고 채소는 거의 사지 않는다 처음 태웅이 엄마 유미 씨가 보내준 일주일치 식품 쇼핑 목록을 받았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녀가 보내준 쇼핑 목록의 대부분은 쇠고기, 닭고기 등 육류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쇠고기와 닭고기 외에도 치즈와 달걀, 생선, 그리고 약간의 채소인 양파와 무, 음료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육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태웅이네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라면 쇼핑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기간 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소량만 구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 냉장고 안에서 마르거나 상하기 쉬운 채소나 과일, 유통기한이 짧은 냉장식품은 태웅이네 가족에게 유통기한 내에 먹지 못하면 처치 곤란한 존재일 뿐이다.

편식이 심하고 육식을 좋아하는 식습관 태웅이네는 기본적으로 가족 모두 입맛이 까다롭고 편식이 심하며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 육류 이외에는 좋아하는 음식이 별로 없어서 채소나 과일 등 다른 음식은 아예 잘 먹지 않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태웅이와 남편인 용석 씨, 그리고 유미 씨까지 모두 육류를 좋아해 일주일 내내 하루 세 끼 메뉴 중에 육류가 빠지는 날이 없을 정도다. 특히 태웅이 엄마 유미 씨는 태웅이를 임신한 지 2개월부터 고기를 많이 먹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직 어린 태웅이도 벌써부터 고기를 좋아한다. 밥과 고기를 같이 먹이면 고기는 먹고 밥은 내뱉을 정도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이 된다. 덕분에 태웅이는 쇠고기나 닭고기는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고, 돼지고기도 얼마 전부터 삶아서 수육 정도는 먹는다.

외식이 절반 이상 태웅이네는 외식 횟수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외식은 직장 생활을 하는 태웅이의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태웅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선 태웅이의 엄마와 아빠는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빵을 먹거나 회사 근처에서 해결한다. 태웅이는 아침 8시에 일어나 할머니가 준비한 아침밥을 먹고 간식으로는 고구마, 빵, 떡 등 고기처럼 쫄깃하게 씹히는 종류를 즐긴다. 하지만 점심은 할머니와 외식하거나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온 음식을 먹는다.

일이 바쁜 부부, 배달 음식으로 때운다 엄마와 아빠가 퇴근하는 시간은 보통 오후 7시 30분~8시. 저녁을 먹고 퇴근하는 편인데 회사에서는 바빠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거나 저녁 식사를 건너뛰고 회식 자리에서 고기나 생선회 종류를 술과 곁들여 먹는 일이 많다.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도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거나 점심때 사다둔 포장 음식을 먹는다. 그나마 주말에는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고 싶어도 회사일과 각종 스트레스로 피곤하고 지친 탓에 어쩔 수 없이 또 외식을 한다. 문제는 주말에 가족끼리 하는 외식 메뉴도 육류라는 것. 주로 오리고기나 갈비를 먹는다. 육류를 좋아하는 가족들의 입맛 때문에 다른 메뉴는 고려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이 이 가족의 가장 큰 문제다.

solution 식단의 균형을 찾는 것이 관건
육식 위주의 식단이 걱정된다는 유미 씨와 남편은 일부러 고기를 먹을 때 양파샐러드나 파 무침 등을 많이 먹어서 영양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채소를 조금씩이라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채소를 먹는다. 집에서 요리를 안 하는 것도 문제. 잦은 외식으로는 잘못된 식습관, 편식을 고칠 수 없다. 어려서 채소를 먹일 수 없는 태웅이에게는 김이나 미역 등 해조류를 먹여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 아이의 식습관을 길들이지 못하면 부모의 편식 습관이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왼쪽) healthly mission 01
고기를 먹더라도 채소와 함께 먹어라 태웅이네처럼 엄마 아빠가 모두 직장 생활하는 가정에서는 대부분 퇴근 후 음식 장만할 시간이 빠듯하거나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매번 외식하거나 음식을 배달시키면 식비가 부담스러운 것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아이에게 바른 입맛을 길러주기 어렵다. 이런 경우 필요한 것은 빠른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이지 디너 메뉴다. 여러 가지 새싹과 열무김치와 함께 슥슥 비벼 먹는 비빔밥, 고기가 먹고 싶을 때는 와인과 후추만 뿌렸다가 구우면 완성되는 스테이크를 먹되 알칼리성인 감자나 채소를 곁들인다. 김치를 송송 썰어 참기름, 통깨와 함께 달달 볶아 밥에 얹어 먹는 김치덮밥 등 일품요리도 좋다.

안심스테이크
재료 쇠고기 안심 360g, 알감자 6개, 어린 싹 60g, 소금*통후추 약간씩, 레드와인 1컵
소스(A1 소스 1/3컵, 바비큐 소스 1/3컵, 닭 육수 1/3컵,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양파 6큰술, 버터 1큰술, 통후추 약간)
만들기
1
쇠고기는 깨끗이 손질하여 레드와인과 통후추로 간하여 재워둔다.
2 팬에 분량의 소스 재료 중 버터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다진 양파를 볶은 후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어 약한 불에서 졸인다. 소스는 시판하는 유기농 소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3 알감자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삶은 후 팬에 버터를 두르고 소금, 통후추로 간하여 노릇하게 굽는다.
4 어린 싹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
5 아스파라거스는 깨끗이 손질하여 끓는 물에 데친 후 반으로 잘라 팬에 버터를 두르고 소금, 통후추로 간하여 굽는다.
6 팬에 버터를 두르고 ①의 쇠고기를 올리고 노릇하게 구워 접시에 조리된 채소와 함께 올린 후 ②의 소스를 곁들여 낸다.

(오른쪽) healthly mission 02
편식하는 아이도 채소를 좋아하게 만드는 엄마표 요리법을 찾아라
편식이 심한 태웅이에게는 채소를 먹일 수 있는 메뉴가 필요하다. 동글동글한 감자&채소 크로켓은 모양이 예쁘고 씹는 맛도 좋아서 아이가 좋아할 뿐만 아니라 엄마가 여유 있을 때 동그랗게 빚어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몇 개씩 튀겨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감자&채소 크로켓
재료 감자 2개, 피망*붉은 피망 1/4개씩, 양파 1/4개, 마요네즈 2큰술, 달걀 1개, 토마토케첩 2큰술, 스타레인보가루 약간, 설탕*후추 약간씩, 빵가루*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삶아 곱게 으깬다.
2 피망은 깨끗이 씻어 잘게 다지고 양파는 껍질을 벗겨 잘게 다진다.
3 볼에 ①의 으깬 감자와 ②의 다진 채소를 넣고 마요네즈, 소금, 후추, 설탕을 넣어 잘 섞는다.
4 ③의 재료를 한 입 크기로 둥글게 빚어 달걀을 풀어 묻힌 후 빵가루를 입힌다.
5 팬에 식용유를 붓고 끓으면 ④의 재료를 넣어 노릇하게 튀긴 후 스타레인보가루를 뿌려 낸다.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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