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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세아, 따뜻하고 평화로운 가정출산을 선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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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엄마가 된 탤런트 김세아. 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요즘, 집에서 출산하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옮겨 주목을 받고 있다. 세상에 처음 오는 아이가 조금 더 편안한 환경을 맞았으면 하는 그의 바람과 용기로 이뤄진 것. 그에게 가정출산에 직접 들어봤다.
사랑스러운 스카이 블루 컬러에 레이스 장식이 있는 원피스를 입은 딸 예나와 엄마 김세아.


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태어나는 공간의 환경’입니다. 은은한 스탠드 빛이 비치는 폭신한 침대에서 예나를 낳았습니다. 그 기쁨과 사랑의 순간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2010년 1월 8일. 11시간의 진통 끝에 예나를 낳았습니다. 예나가 뱃 속에 있던 10개월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더욱 깊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비롯해 세상의 따뜻함을 듬뿍 느끼는 아이로,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도 끝이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이가 태어나는 공간의 환경’이었습니다. 오랜 생각 끝에 나는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집에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습니다. 남편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행복한 보금자리이자 딸을 기다리며 준비해온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에서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곧바로 신생아실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엄마 품에 안겨 안정을 취하면서 바른 인격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출산 방법인 가정출산을 선택했습니다. 은은한 스탠드 빛이 비치는 폭신한 침대에서 내 손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예나를 직접 받았습니다. 예나는 ‘응애’하면서 눈을 떴습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는 것도 잊어버린 채 예나의 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 기쁨과 사랑의 순간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왼쪽)
생후 5개월 된 예나와 남편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오른쪽) 예나의 출산과 행복한 임신기간,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초보엄마들을 위한 정보가 담긴 자신의 책 <김세아의 자연주의 출산>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탤런트 김세아.


분만 과정 동안 나는 어떤 진통제도 맞지 않았습니다. 진통제를 맞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예나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참아냈습니다. 그 고통은 어머니가 되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출산은 산모가 주도적으로 분만을 이끌면서 아이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성스러운 과정입니다. 아기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여유를 갖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탄생의 순간을 준비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의 엄마가, 엄마의 엄마들이 해왔던 가정 출산. 이보다 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탄생은 없을 것입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제껏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가슴 벅차고 책임감을 느끼는 일입니다. 좋은 엄마가 되어 아이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는 육아와 교육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출산’에도 해당됩니다. 아이를 위하여 다시 한 번, 또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모든 것은 엄마의 결심에 달려 있습니다.
- <김세아의 자연주의 출산> 의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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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예나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엄마 김세아. 2 출판 기념회를 축하해주러 온 동료 연기자 추상미. 3, 4 자신의 책에 싸인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5  예나를 임신했을 때 10개월 동안 음악태교를 담당했던 첼로리스트 남편의 연주.

김세아, 가정출산을 결심하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임신부의 30~40% 이상이 조산사와 함께 가정출산을 하지만 미국의 경우 8% 미만, 우리나라의 경우 1% 미만이 조산사를 동반하고 집에서 아이를 낳는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보면 가정출산을 하겠다고 하면,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집에서 아이를 낳죠?라는 질문은 당연한 것이다. 어떤 위급한 상황이 올지 모르는데 무리수를 두고 집에서 아이를 낳는다? 모든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산부인과를 두고, 고통을줄여 주고 빠른 출산도 가능한 산부인과를 두고 가정출산을 한다? 등 가정출산에 대한 의아한 반응을 뒤로한 채 탤런트 김세아는 가정분만을 했다. 그리고 이제 그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임신부는 자연적인 힘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조산사가 진통에서 분만할 때까지 곁을 지킵니다. 자연스러운 출산을 했을 때 아이와 산모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평생 남는답니다. 가정출산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녀는 임신 기간 중 남편과 함께하는 출산교실에서 가정출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그 후 마음속에 말로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솟구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함께 본 남편도 마찬가지. 하지만 막상 집에서 출산하려 하니 출산 2~3개월 전까지 망설이게 되더란다. 하지만 아기가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마땅히 존중해야 할 하나의 인격체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가정출산을 하기로 결심하고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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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함께 들어가 아내의 진통을 마사지로 덜어주던 남편의 모습. 2 예나가 태어나고 아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3 아이가 태어난 즉시 엄마 배 위에 올려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받으며 아이를 달래고 안심시켜주는 가정 분만.


평화로운 환경에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운 분만실의 밝은 불빛 대신 집안의 은은한 조명에서 아기가 첫 세상을 맞이하길 원했다. 엄마와 10개월 동안 연결인 탯줄을 바로 자르기 보다는 엄마 품에서 조금 더 안고 난 후 자르길 원했다. 적막이 흐르는 분위기 대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아기가 탄생되길 원했다. 그녀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태어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아기의 청각・시각・촉각 등을 고려한 분만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정출산의 포인트라고 말한다. 엄마와 아기와의 스킨십도 강조한다. 집안은 어둡게 하며 의료진은 최대한 목소리를 낮췄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난 즉시 산모의 배 위에 올려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을 느낌과 동시에 엄마의 손길로 아기를 달래고 안심시켰다. 그러다가 아기가 엄마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탯줄에 의지하지 않는 새로운 호흡법에 익숙해질 즈음 그제서야 비로소 탯줄을 잘랐다고. 마지막으로 엄마의 자궁과 같은 온도의 물로 아기를 목욕시켜 긴장을 풀어줬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기는 엄마 뱃 속 같은 익숙한 환경에서 새로운 세상과의 첫 만남을 맞이한 것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가정출산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통이 오는 동안 남편이 함께해줘 정말 많은 힘이 되었고요.”
첼로리스트인 남편은 10개월 동안 음악태교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내가 아기를 낳던 날,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함께 들어가 따뜻하게 마사지해주어 진통을 완화해줬다. 갓 백일을 넘은 예나는 이러한 엄마와 아빠의 사랑으로 순하게, 평화롭게 자라고 있었다.

가정출산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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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와 아기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다

임신 중 규칙적인 검사를 받는 것은 물론, 출산 직전까지 임신부와 아이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임신부가 산전에 반드시 해야 할 필수 검사로는 혈압 및 체중 검사, 빈혈 검사, 혈청 검사, 소변 검사, ABO 혈액형 및 RH인자 검사, 흉부 X선 검사 등이 있다.
2 조산사 및 의료진과 함께 사전 계획을 준비한다
가정출산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의료진의 입회를 권한다. 오랜 경험과 숙련된 처치를 해주는 의료인이 옆에 있으면 출산이 훨씬 안전하고 순조롭기 때문. 조산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대한조산협회 (www.midwife.or.kr)를 방문해보자. 보건복지부(www.mw.go.kr)에서도 조산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병·의원이나 조산원이 아닌 곳에서 출산할 경우에는 건강보험관리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25만원을 출산비로 지원받는다. 
3 산후도우미도 예약해둔다
출산 직후 산모와 아기를 도와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기 목욕이나 출산 부산물 처리 등 정리해야 할 일이 많은데, 가족들은 서투르고 출산 과정에서 지치고 정신이 없기 때문. 조산사는 아기를 낳는 과정을 돕는 사람이기에 산후 도우미와는 또 다르다.
4 갖추어야 할 시설과 도구는 미리 준비한다
집안 중 분만 장소는 욕실과 가깝고 조용한 방이 적당하다. 분만 중에 는 뜨거운 물이 많이 필요하므로 따뜻한 물이 잘 공급될 수 있도록 동선도 체크해야 한다. 침구는 방수 처리된 것을 사용하거나, 평소에 쓰는 침구 위에 비닐을 깔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되 깨끗이 세탁해둔다. 분만을 마친 뒤에는 시트를 다시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여벌도 준비한다. 조산사가 사용할 깨끗한 수건, 마스크, 가운, 산모를 위한 패드, 붕대, 소독한 가위, 실이나 링(탯줄을 자르고 묶기 위한) 등도 필요하다. 이러한 도구는 조산사나 의료진이 준비해 오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구를 놓을 수 있는 상과 작은 그릇 등을 준비해둔다.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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