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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육아가 답이 아니다 - 이근 명예교수

댓글 0 좋아요 0 교육 4-12개월 13-24개월 25-36개월 37개월이상

미국에서 소아과와 소아정신과 의사로 10년, 한국에서 소아과 교수로 30여 년, 40여 년의 세월 동안 많은 아이와 엄마를 만나온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이근 명예교수. 그녀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심을 강조하는 미국식 육아보다는 아이의 편에서 생각하는 전통 한국식 육아법이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답이라고 주장한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하며 따스하게 감싸 안는 이근 교수의 육아 제안을 들어본다. “생애 첫 1년 동안 주양육자와 기본신뢰를 바르게 형성해야 아이가 훗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독립심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너무 일찍부터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무의식중에 불신을 품는다.”

독립심을 키워준다는 미국식 육아에 반기를 들다
언제 어디서든 1등을 차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이 많은 엄마들의 욕심이다. 특히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취업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일찍부터 독립심 강한 아이로 키우길 원한다. 이를 위해 요즘 엄마들은 미국식 육아법을 선호한다. 만 1세가 넘으면 부모와 따로 재우고, 운다고 해서 곧장 달려가 안아주지 않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운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이근 명예교수는 이처럼 잔인한 육아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첫아이를 낳았을 때 소아과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육아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서투르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소아과 의사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곤 했는데 전 도무지 실천할 수 없는 것들이더군요. 특히 아이가 울면 5분은 그대로 두라는데 전 마음이 아파서 1분도 견딜 수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할머니와 어머니가 하셨던 대로 보듬고 달래며 우리 식으로 키우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렇게 큰아이를 키우며 소아과 공부를 마치고 둘째와 셋째를 낳아 키우면서 소아정신과 공부를 한 이근 교수는 신기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소아정신과에서 강조하는 육아법은 일반적인 미국식 육아 원칙과 차이가 컸던 것. 그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훈련 시기는 월령별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의 심리 발달 정도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생후 8개월이면 밤중 수유를 끓고, 배변훈련은 생후 18개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등의 육아 공식은 잊으세요. 아이가 원할 때까지 밤중 수유를 하고 배변훈련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을 수 있게끔 배려해야 합니다. 다른 아이보다 몇 개월 더 기저귀를 차고 있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잖아요. 약간 늦어지는 것일뿐 아예 못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아이를 믿고 점진적으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는 아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근 교수는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본신뢰(Basic Trust)’를 쌓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생애 첫 1년 동안 주양육자와가 아이와 기본신뢰를 바르게 형성해야 아이가 훗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독립심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너무 일찍부터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무의식중에 불신을 품는다. “말을 못하는 아이는 우는 것이 의사표현이죠. 그런데 엄마가 왜 우는지를 먼저 파악하지 않은 채 아이의 버릇을 바로잡겠다고 곧장 달려가지 않는다면 아이는 엄마조차 신뢰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만 1세까지는 울면 엄마가 달려오고 배가 고프면 언제라도 먹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어른도 배가 고플 때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데 아이는 오죽하겠어요. 항상 아이의 편에서 마음을 헤아리는 엄마의 육아 태도는 기본신뢰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캥거루 육아의 힘을 믿어라
미국 사람들은 아이를 업어서 키우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옛날 어머니들은 아이를 업어서 키웠다. 이는 집안일과 아이 돌보기를 함께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일 테지만 아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육아법이다. 업는 자세는 엄마와 아이가 밀착되기 때문에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는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경우 업거나 안아서 재우고 엄마와 함께 잠을 잤다. 보통 잠투정은 아이가 잠들기 전 불안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때도 혼자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엄마 아빠가 품에 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며 안심시키면 아이는 편안하게 잠잘 수 있다. 그리고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아이의 발달 단계를 시기적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마다 다른 기질과 개성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발달을 따라갔다. 빠르든 더디든 차이를 인정하고 아이의 편에서 생각해주는 것이 바로 한국식 육아 포인트. 하지만 이러한 육아법이 아이의 버릇을 나쁘게 들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이근 교수는 냉정한 엄마보다는 참을성 많은 엄마가 되라고 강조한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 언젠가 씩씩하게 엄마의 품을 떠나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때 가서 서운해하거나 붙잡으려 하지 말고 지금 최대한 많이 안아주자. 마치 어미 캥거루가 새끼를 보듬어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0~1 years 이근 교수의 ‘따뜻한 육아’
“엄마가 아이 눈에 항상 보이도록 하고 멀어질 때는 엄마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또 엄마가 일할 때 보행기에 태운다면 보행기를 엄마 가까이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이가 생후 6개월 정도면 엄마가 없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분리불안이라고 하지요. 해결방법은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아이를 엄마 옆에 두는 것입니다. 엄마가 화장실에 가더라도 아이 이름을 불러주면 불안감을 덜 느낄 수 있습니다.”

울음
Q 생후 58일 된 아이 엄마입니다. 어른들은 아이가 울어야 목소리도 트이고 폐활량도 커진다고 아이가 울면 그냥 놔두라고 하시는데 어떤 때는 10분 넘게 울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냥 둬야 하는 건가요?

A 아이가 우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서 달래줘야 해요. 배고프다고, 안아달라고, 엄마 손이 그리워서, 기저귀가 젖어서, 옷 입은 게 불편해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도 일단 안아서 얼러주거나 수유해도 좋습니다. 잠투정을 하면 달래서 재우고요.
어떤 이유로든 아이가 10분 넘게 울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어른이 울면 어떻게 하나요? 보통 우는 이유를 묻고 달래주지 않나요? 폐활량이 커지고 목소리가 트인다는 말은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을뿐더러 아이에게는 잔인한 방법입니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아이 성격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낯가림
Q 아이가 돌이 지났는데 몇 달 뒤 직장에 복직합니다. 한시도 제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는 아빠에게도 가지 않아요. 친구 아이의 돌잔치에 가보니 그 아이는 아무한테나 잘 안기고 편안해하더라고요. 친구의 말이 아이를 데리고 자주 외출해서 그렇다면서 제가 아이와 집에만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하네요.

A 일찍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낯가리기에 약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주 외출을 한다고 낯을 안 가리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 발달상 아이가 낯을 가리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발달과정이고 아이의 성격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습니다. 낯가리기는 엄마와의 애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로 주도하지 말고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분명한 것은 낯가림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는 것입니다. 아이도 나름대로 개성이 있으니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내 아이에게 맞게 대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안아주기
Q 아이가 신생아 때부터 손을 타기 시작했는데 7개월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여전히 자주 안아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은 아이의 발달이 아주 느리다는 점이에요. 제가 너무 안아줘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어른들은 울려서라도 버릇을 고치라고 하는데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A 아이를 많이 안아준다고 해서 운동 발달이 느리거나 성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아이라면 아무리 많이 안아주어도 시간이 지나면 기고 걷게 마련이죠. 아이는 엄마에게 안겨서 같이 무언가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며 엄마가 가장 좋은 교육 재료입니다. 그런데 계속 아이를 안고 있는게 힘들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세요. 아이띠를 사용하거나 업어주고요. 그래도 힘이 든다면 피부 접촉은 하면서 힘이 덜 드는 방법을 모색해보시기 바랍니다. 핵심은 피부 접촉이거든요.

손가락 빨기
Q 저희 아이는 만 4개월인 남자아이입니다. 요즘 손가락 빨기에 몰입해서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공갈젖꼭지를 물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모유수유를 해서 공갈젖꼭지를 빨지 않아요. 밤에 자다가도 손을 찾거나 손가락이 잘 안 빨리면 깨서 울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가 손가락을 빨 때마다 입에서 손가락을 빼고 대신 아이를 안아주세요. 그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잠이 들 때까지 안아서 재우는데 눕혔을 때 다시 손가락을 빨려고 하면 또 안아서 토닥거려줍니다. 이미 굳어진 습관을 고치려면 당분간 엄마가 노력해야 해요. 아이들마다 빨고 싶은 욕구의 강도가 다른데 배가 불러도 더 빨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손가락 빠는 걸 좋아해도 엄마의 손길을 더 좋아할 거예요. 공갈젖꼭지는 모유슈유가 확실하게 확립된 아이에게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건 괜찮지만 아이가 거부하면 안 되겠지요.

이유식 먹이기
Q 생후 13개월 여자아이입니다. 50일까지 모유를 먹였고 그 후 분유수유를 하다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다른 아이들의 절반 정도만 먹더라고요. 그런데 돌 전부터 밥을 아예 안 먹고 분유만 먹으려고 해요. 좀 굶기고 밥을 주어도 한두 숟가락 먹다가 말고요. 몸무게가 9kg밖에 안 돼서 걱정입니다.

A
이 월령의 아이는 우유가 주식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할 시기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중심으로 차려주세요. 음식의 굳기나 간이 아이에게 맞는지도 살펴보고요. 어른이 먹는 음식에 관심을 보인다면 소량 먹여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직접 음식을 먹고 싶어 할지 모르니까 손에 쥐고 먹을 수 있게 하거나 위험하지 않은 포크나 숟가락을 주어 직접 먹도록 해보세요. 아이는 어떤 경우에도 굶겨서는 안 됩니다.

분리불안
Q 아이가 8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엄마가 안보이면 우는 것은 물론, 조금 멀어진다 싶기만 해 울어요. 식사 준비를 할 때는 잠깐 보행기에 태우거나 아빠에게 맡기는데 제가 없어진 것을 알면 통곡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엄마가 아이 눈에 항상 보이도록 하고 멀어질 때는 엄마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또 엄마가 일할 때 보행기에 태운다면 보행기를 엄마 가까이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이가 생후 6개월 정도면 엄마가 없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분리불안이라고 하지요. 발달심리학의 해석으로는 엄마가 자기를 보호해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6개월 동안 학습하고 엄마와 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그 후 엄마가 보이지 않거나 떨어지면 자신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해결방법은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아이를 엄마 옆에 두는 것입니다. 엄마가 화장실에 가더라도 아이 이름을 불러주면 불안감을 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리불안은 아이가 자라면서 좋아지고 만 3세면 거의 사라지니 너무 걱정 마세요.

떼쓰기
Q 만 14개월 아이입니다. 모유수유를 하고 있고 밥도 잘 먹습니다. 언제부턴가 자기주장이 강해졌어요. 하기 싫다는 표시로 고개를 흔들고 화가 나면 ‘아이씨’와 비슷한 어감의 말을 하며 신경질을 부립니다. 정상적인 발달과정인지, 제가 아이에게 소홀해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다 그런가요?

A
이 시기의 아이는 대부분 그렇습니다. 첫돌이 지나고 걸으면서 조금씩 자아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엄마와 자신이 일심동체라고 생각하다가 이제 자기도 독립된 인간이라는 걸 조금씩 느끼는 것이지요. 가장 확실하게 자기를 느끼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엄마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밥을 먹으라고 하면 먹고 싶어도 ‘싫어’라고 하지요. 이럴 땐 그냥 두면 도리어 다시 밥을 먹기도 합니다. 이 아이의 행동은 정상입니다. 해결방법은 아이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는 겁니다. 설사 틀렸다는 것이 훤히 보여도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에 동조해주세요. 그러다 잘못되면 아이는 그를 통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때 엄마 방식으로 다시 해보도록 하세요. 그리고 ‘엄마는 항상 너를 세상에서 최고로 사랑한다’는 것을 꼭 알려주세요.

캥거루에게서 따뜻한 육아를 배우다
새끼 캥거루는 약 6주간의 임신 기간을 거쳐 털이 하나도 없는 미숙한 상태로 자궁에서 나온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 기어 어미 배주머니로 들어가 8개월~1년 동안 생활한다. 새끼 캥거루가 처음 배주머니 밖으로 나오는 시기는 털이 나고 상당히 자란 다음이며 어미젖을 먹는 18개월까지는 계속 그곳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비교적 미숙한 상태로 출생하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즉 신생아도 자신의 힘으로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출생하고 엄마나 타인의 존재가 없으면 위험이 닥쳐와도 속수무책이다. 사실 사람은 포유동물 가운데 캥거루 다음으로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배주머니가 없다. 그러니 그와 비슷하게라도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와 아이의 피부접촉으로 안아달라는 아이를 안아주지 않는 것은 새끼 캥거루를 배주머니 밖으로 강제로 끌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자주 안아주고 감싸주는 캥거루 육아 방법을 따라 해보자.



2~3 years 이근 교수의 ‘따뜻한 육아’
아빠
Q 제 고민은 아들이 아니라 남편이 아이를 질투하는 데 있어요. 아이가 한참 말을 하는 시기라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는데 아빠는 그런 아이에게 시끄럽다고 혼을 냅니다. 남편과 대화를 해보니 제가 아이에게 너무 잘해주는 게 싫다고 하더군요. 모든 것이 아이 위주인 것도 싫고요. 남도 아니고 자신의 아들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A 이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심리전문가들한테는 잘 알려진 흔한 현상이에요. 엄마가 아이를 출산하면 엄마는 아이와 한 몸이라고 할 정도로 밀착되는데, 그때 아이 아빠는 ‘외톨이가 되었다’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것에서 나아가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튼 아이를 질투하는 아빠가 크게 문제가 있거나 나쁜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 아빠의 그런 마음을 헤아려주고 배려해주세요.
큰아이로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남자들이 가끔씩 아이 같은 행동을 하잖아요. 아이를 낳기 전보다 더 많이 애정 표현을 하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주세요.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체벌
Q 아이가 두 돌 무렵 크게 혼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가 겁을 많이 먹는 것 같아서 그 뒤론 혼내거나 때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제 어지간히 말을 안 들어서 엉덩이와 등을 때렸는데 아이가 “엄마, 미안해”며 서럽게 울더라고요. 혼을 낸 제가 미안해질 정도로 손을 싹싹 빌며 사과를 해서 무척 놀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혼을 내도 다시 금방 같은 일로 떼를 쓴다는 거예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A 때리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폭력을 가르치는 셈이 되죠. 어떤 경우에 아이가 떼를 쓰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가능한한 많은 것을 원하는 대로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길 바랍니다. 때리거나 야단을 치면 아이가 자신감을 잃고 자기 자신을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를 인격체로 대하고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갈 때 어깨를 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건 엄마의 책임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성격문제
Q 아이의 성격이 내성적인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저희 아이는 이제 30개월 된 남자 아이입니다. 평소에 집에서는 말도 잘 하는데 부끄러워서인지 낯선 사람, 예를 들어 제 친구들을 만날 때 데려가서 인사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눈을 감고 상대방을 보지 않아요. 그리고 그림을 그리라고 종이를 주면 스스로 잘 그리지 못해요. 저희 부부가 둘 다 내성적이라 좀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A 우선 엄마 아빠가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아이를 그 반대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아이가 하는 대로 그냥 두시는 게 원칙입니다. 억지로 강요하는 건 금물이지요. 자기 성격대로 시간을 들여 어른과 낯을 익힌다면 그대로 두세요. 그리고 그림이나 작품에 대해 비판하는 시건을 거두고 개성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또 다른 아이와 절대 비교하지 말고 대신 아이가 잘하는 게 있는지 찾아보고 칭찬해주세요. 지금 엄마와 같은 비판적인 시선을 받는다면 누구라도 쭈뼛거리는 언행을 하게 됩니다. 아이 행동을 자랑스러워하는 태도로 껴안아주는 배려를 잊지 마세요. 언제나 아이가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우쭐할 수 있도록 엄마가 노력해야 합니다.

동생 본 아이
Q 생후 33개월과 6개월,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요즘 부쩍 폭력적으로 변해가요. 동생을 예뻐하면서 잘 지냈는데, 요즘 둘째의 몸무게가 늘지 않아 젖을 먹일 때 큰아이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옆에 오더라도 조용히 하라고 일렀더니 그 이후로 아이가 동생이 자기 물건만 만지면 때리네요.

A 큰아이는 동생을 본 후 동생에게 엄마를 뺏겼다는 상실감을 심하게 느낍니다. 나아가 엄마가 자기를 배반했다는 생각과 자신을 완전히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지요. 더구나 젖을 먹일 때 큰아이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옆에 오더라도 아무 말도 못하게 했으니 아이가 느꼈을 감정을 헤아려보세요. 물론 아이마다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큰아이에게 더 큰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고 칭찬을 자주, 많이 해주세요. 큰 아이가 우쭐하며 자신도 엄마와 같이 동생을 돌본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대소변훈련
Q 만 34개월 여자아이입니다. 20개월경 배변훈련을 시도했다가 아이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그냥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30개월이 되니 소변을 가리더라고요. 문제는 대변을 전혀 가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팬티에 실례를 해버려요. 아무리 좋게 타일러도 안 되고 야단을 쳐도 번번이 팬티에 싸더군요. 꼭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서 볼일을 본답니다. 아이 스스로도 창피하다는 것을 아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A 꾸중은 효과가 없고 도리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하루 중 언제 대변을 제일 많이 보는지 확인하세요. 아마 아침을 먹은 직후일 겁니다. 그러니 아침식사 후 잠깐씩, 처음에는 2~3분, 그리고 차츰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려가세요. 엄마도 앞에 같이 앉아 있으면 좋습니다. 그렇게 해도 며칠은 대변이 나오지 않고 허탕을 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참을성을 갖고 변기에 앉게 하세요. 다른 식구들도 변기를 사용한다는 걸 주지시켜주고 주변 또래 아이가 변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좋습니다.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서 대변을 보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혼자 대변을 보는 장소에 아이 변기를 가져다 놓고 대변을 보게 해도 괜찮습니다. 일단 습관이 되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Q 만 24개월 여자아이인데 하루 종일 엄마와 함께 지냅니다. 오후에는 놀이터에도 가고 이모네도 놀러 가서 아이를 보며 생활하는데 요새 반항기에 접어들어서인지 소리도 많이 지르고 떼도 쓰며 울어요. 아직 모유를 먹이고 있어서 그런지 저에게 많이 의존하네요. 아이를 이제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요. 오전에 몇 시간만이라도 또래 친구들과 생활하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말이죠. 어린이집에 보내기에 적절한 시기도 궁금합니다.

A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는 아이의 발달 수준, 개성, 가정환경 등을 참고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만 3세면 사회생활을 하기에 적합할 정도로 사회성이 발달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그전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엄마 의존, 떼쓰기, 우는 문제 등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해결할 수 없고 바람직한 방법도 아닙니다. 아이의 행동, 심리 상태, 환경 적응 능력 등을 고려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리고 그 월령이라면 엄마에게 의존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입니다. 다만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떼를 쓸 때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엄마가 아이 말을 많이 들어줄 순 없나요? ‘안 된다’는 말을 될수록 줄이고 한번 안 된다고 한 건 일관성 있게 나중에도 안 된다고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위험한 것만 안 된다고 하고 그 외의 것은 허용해주세요.

따뜻한 육아를 도와주는 책3

1 내 아이 캥거루처럼 키워라
육아 현장에서 40여 년의 경험을 쌓은 이근 교수가 그녀의 홈페이지를 통해 엄마들과 주고 받았던 육아 상담 내용을 한데 엮은 책이다. 특히 엄마들이 의사를 직접 만나서 묻기가 어려운 문제들을 홈페이지에서 묻기 때문에 생생하고 현실적인 사연과 답변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의 정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근 지음 | 이가서 | 1만4천원

2 좋은 엄마는 만들어진다
이 책은 모성 심리는 아이가 출생하는 순간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모성은 여성들이 임신을 하고 출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하는 정서적· 심리적 변화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성이 엄마가 되기 위해 심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니엘 스턴, 나디아 스턴 지음 | 이근 옮김 | 미래사 1만3천원

3 갓난아이가 쓴 일기
육아와 관련된 책은 대부분 어른의 시각에서 아이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 책은 ‘조이’라는 아이의 일기 형식으로 생후 6주부터 네 살 때 까지의 아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세계를 소개한다. ‘과연 이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생각을 했을까?’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수년간의 임상 경험을 종합해 아이의 세계를 재구성한 방식이 새롭다. 다니엘 스턴 지음 | 이근 옮김 | 미래사 | 1만1천원

201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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