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매거진

말 못하는 아이 뒤에 말 없는 엄마 있다

댓글 0 좋아요 0 교육 13-24개월 25-36개월 37개월이상

딸아이가 5개월이 넘도록 뒤집는 시늉조차하지 않아도 ‘게으른 성격인가’ 하고 넘겼고, 8개월까지 이가 나지 않아도 ‘영구치도 늦게 나고 더 좋지’라고 태평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말이 늦는 건 좀 걱정스럽다. 우리 아기 언어발달 괜찮은 걸까? part 1 언어 발달,
‘예민맘’이 돼야 하는 이유

친구의 쌍둥이 아들이 말문이 늦게 터져 한걱정이었다. 시도 때도 없는 친구의 하소연에 발달 전문가들을 만날 때마다 귀동냥을 하고는 “말을 못해도 말귀만 알아들으면 괜찮대” “한두 마디라도 하면 큰 문제는 없는 거래”라며 위로하곤 했다. 그런데 남편이 만 세 살이 되도록 말을 못했단다. 머리통 모양은 물론 먹성까지 남편을 꼭 빼닮은 딸아이를 보면서 ‘혹시?’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곤 한다. 친구의 쌍둥이 아들이 다닌 언어 발달 개인교습 전화번호를 받아놔야 하는 걸까?

수다쟁이 엄마가 될 것
신체 발달이야 조금 더디면 어떠랴 싶으면서도 언어 문제는 괜히 지능과 관계된 것 같아 머릿속이 시끄럽다. 단순히 언어 발달 하나로 지능이 높다, 낮다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릴 때 말을 잘하는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지능 발달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닥터 김영훈의 영재두뇌 만들기>에서는 “언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쌓이는 것으로 말을 일찍 시작하면 조금 더 일찍 문장과 문법을 익힐 수 있는데, 이것이 논리력과 수학적 능력에 영향을 준다. 또한 말을 일찍 시작할 경우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전달하여 쉽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주위 상황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정서적, 사회적 인지 발달이 빨라진다”며 언어 발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뇌가 언어에 맞게 신경망을 만드는 것으로 아이가 조기에 언어적 환경에 노출되면 말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반면 언어 자극을 늦게 받거나 언어에 노출되지 않을 때 아이는 말을 잘 배우지 못한다.

언어 발달은 5세까지, 특히 돌 무렵부터 만 36개월까지 환경과 교육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언어 환경을 접하지만 언어를 관장하는 대뇌의 신경세포는 돌이 지나면서 활발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한 단어의 사용에서 두 단어로 결합된 말을 하고, 단어의 사용도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많은 실험 결과 36개월까지 언어 자극을 많이 주면 줄수록 아이는 더 빨리 많은 단어를 말하고 더 다양한 어휘를 습득한다고 한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언어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을 충분히 해주는 것으로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요구할 때 모른 척하거나 귀찮아하지 말고 말을 걸고 대답하는 등 적절한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반복되는 질문에도 귀찮아하지 말고, 물어볼 때마다 정성껏 이야기해주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엄마가 수다쟁이가 되면 될수록 아이는 말을 더 빨리 하고,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의 양에 따라 아이의 언어 발달이 결정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엄마가 말을 많이 해준 20개월 아기는 말을 많이 해주지 않은 아기에 비해 평균 1백31개나 많은 단어를 익혔고, 24개월이면 그 간격은 더 늘어나서 2백95개 단어가 차이가 났다고 한다. 어릴 때 어휘력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유아 시기의 언어 능력의 격차는 학교에 들어간 후에도 이어진다. 말을 잘하지 못하고, 언어 이해도 더딘 아이는 글자도 빨리 익히지 못하고, 읽는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독서 능력이 떨어지고 철자법, 청취 능력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전반적인 학습 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아이는 어느 시점이 되면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잘 표현할 수 없어 말할 수 있는 단어를 끄집어내기 위해서 ‘어~, 저~’와 같은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더듬기도 한다. 이때 답답해하지 말고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끝까지 들어주자.

비슷한 듯 다른 TV와 라디오의 효과
또 하나 TV를 언어 발달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TV는 모방 능력을 키우는 등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지만 역기능이 훨씬 많다.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보고, 듣는 것으로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은 가능하나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상호작용이 없기 때문에 언어 두뇌를 발달시키기 못하고, 대화의 기술도 부족하게 만든다.

오디오나 라디오 역시 일방적인 듣기의 매체이지만 TV와는 조금 다르다. 라디오는 아이들을 시각적으로 자극하지 않고, 청취만 가능한 매체로 라디오 등에 자주 노출될 경우 음악이나 특별한 목소리를 따라 하고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다. 청각적인 기억이 증가되기 때문으로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라디오를 틀어줄 때는 방송을 틀어주기보다 동화구연이나 책을 읽는 내용의 CD를 들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part 2 울음으로 시작해 엄마라고 말하는 0~12개월 언어 발달

초기에는 울음을 통해 언어 발달이 시작되고 생후 1개월이 지날 무렵 울음소리 외에 ‘아’나 ‘우’와 같은 간단한 모음 소리를 낸다. 2개월 무렵 목구멍과 입, 혀를 담당하는 신경이 발달하면서 옹알이를 하고, 3~5개월가량에는 ‘깩~, 꺄아’ 같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 무렵의 아기들은 부모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감정 상태에 따라 다른 울음소리를 낸다. 5개월이면 아기의 억양이 자리 잡아 한국 아기들은 우리말다운 억양으로, 미국 아기는 영어다운 억양으로 바뀐다.

6~7개월이면 성인들의 발성을 흉내 내기 시작해 모음뿐만 아니라 ‘빠아~’ 같은 자음이 섞인 소리를 내고 9개월에는 의미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엄마, 아빠’와 비슷한 말소리를 낸다. 비록 말하지는 못하지만 듣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안돼’ ‘앗 뜨거워’ 등의 말을 알아듣기도 한다.

10~12개월이면 빠른 아이는 의미 있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 시기는 발음 조절이 가능한가와 사물과 사물의 명칭을 연결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아이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개 12개월 정도면 자음의 절반 정도와 대부분의 모음을 발음할 수 있고 한 단어를 말할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거’라고 가리키며 말할 수 있으며, 부모가 하는 말에 반응하고,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말하려고 한다. 때때로 부모의 뒷말을 따라 하는 경우도 있다.

* 0세부터 시작하는 언어 놀이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접하는 주위 환경이나 애착관계를 통해 언어 발달의 기초를 다진다.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필수로 서로의 얼굴 표정, 몸의 움직임, 소리의 강약을 통해 생각을 주고받고 이를 통해 언어를 배워나가는 것. 아기가 자신의 소리와 행동으로 요구하고 표현할 때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아기의 무의미한 소리에 맞추어서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살펴봐야 한다. 아이와 스킨십을 많이 하고, 눈을 마주보고 아기를 인격체로 인정하는 말 걸기는 아기의 언어 발달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젖을 먹일 때 조용히 노래를 불러주거나 말을 걸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저귀를 갈 때 “아이, 시원해” 등 아이가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되는 말이나 감정적 표현을 엄마가 대신해주자. 간혹 아기에게 간식을 ‘까까’라고 말하는 등 유아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커서도 유아어를 사용하게 되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1 옹알이에 반응하라 옹알이를 귀담아 들은 뒤 아기가 멈출 때마다 아기에게 말을 건다. 아기가 반복해서 같은 소리를 내면 아기의 소리를 되풀이해준다. 아기의 언어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아이가 말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혼자 중얼거릴 때 “참 잘하네. 우리 00이는 말을 잘하는 구나”라고 쓰다듬어주고 꼭 안아준다.

2 뮤지컬 배우처럼 말하기 한국어의 경우 영어나 중국어 등에 비해 고저장단이나 음폭이 제한되어 있어 음이 낮고 단조롭다. 하지만 아이들은 톤이 높고 가락이 있는 말을 더 잘 알아듣고 더 오래 기억한다. 리듬이나 운율이 있는 말을 좋아하므로 아기에게 말할 땐 조금 ‘오버’하듯이 높은 톤으로 말하고 노래하듯이 얘기하자.

3 아기 이름을 자주 부르기 아기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소리 나는 쪽을 향해 반응하는 것은 7~8개월 무렵이다.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으로 평소 아기의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것이 좋다.

4 동물 그림책 읽기 그림책을 읽어주면 엄마가 늘 쓰는 어휘가 아닌 새롭고 다양한 언어를 접하게 할 수 있다. 언어 발달 외에 자기 존중 및 사회성 발달이 강화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는데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마련해 동물그림책이나 아이가 주변에게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 나온 그림책을 읽어주자. 아이가 부모가 읽어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에게 안겨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이다.

5 1인 2역 배우 되기 평소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가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 표현해준다. 아이가 하품을 하면 잠자리에 눕히면서 “오늘 외출하고 와서 피곤하지? 잘 시간이란다” 라고 말하고, 젖을 먹일 때 “목욕하고 나니까 젖이 먹고 싶었지? 많이 먹어”라고하는 등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서, 기저귀를 갈 때 등 가능한 많은 순간 아이에게 말을 걸자. 아이가 우유를 먹고 ‘프 프’ 하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면 “아, 맛있다고? 너무 예쁘게 잘 먹는구나” 하면서 아이가 들어서 좋은 말을 해주도록 한다.

6 엄마의 행동을 말해주기 아이에게 엄마의 행동을 하나하나 말해준다. 엄마가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엄마가 지금 우리 00이랑 마트에 가려고 옷을 갈아 입고 있는 거야”라고 하고, 밥을 먹고 있으면 “엄마가 배고파서 지금 밥을 먹고 있어. 숟가락으로 국을 떠서 먹고 있어. 국이 따끈하고 맛있네”라는 식으로 행동이나 느낌을 표현하면서 새로운 어휘를 들려준다.

언어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13~24개월
언어 발달 12~18개월 아이들은 새로운 단어를 많이 습득한다. 18개월경에는 어휘 수가 20~50개로, 24개월에는 약 3백 개로 급속히 늘어난다. 13~14개월이면 전에 들은 적이 없는 소리를 따라하고 5개 이상의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또한 말할 때 ‘ㄷ, ㄴ, ㅎ’ 등 자음의 사용이 늘어나고 손짓 등을 사용해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 17개월 경에는 대화 중에 들은 단어를 모방하고 질문하기 위해 “먹어?”라는 식으로 끝을 올리는 억양을 쓴다.

18개월은 그야말로 언어 발달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시기로 어제까지 하지 못하던 말을 오늘은 사용하고 사람들을 알아보고 부르면서, 더 많은 언어 활동을 시작한다. 평균 50개 정도 단어를 사용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엄마 물, 아빠 붕~~’과 같이 한 단어가 아닌 두 단어가 결합된 말을 하는 것. 또한 ‘뭐야’ 등 의문사도 쓰기 시작한다.

이렇게 많은 단어를 이해하면서 아이들은 21개월 무렵이면 간단한 지시를 따를 수 있고, 말을 흉내 내기도 한다. 속삭일 수도 있고, 자신을 지칭할 때 이름보다는 ‘나’ 등의 대명사도 사용한다.
24개월이면 2백~3백 개의 어휘를 표현하며 부모가 알아듣지 못해도 혼자 오랫동안 이야기하면서 놀기도 한다. ‘작은 공’ 식으로 형용사가 포함되었거나 ‘빨리 가’ 등 부사가 포함된 두 단어를 사용할 줄 안다. 이 시기 아이들은 과잉일반화 혹은 과잉축소와 같은 언어적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과잉일반화는 모든 남자를 ‘아빠’라고 하는 식이고, 과잉축소는 우리 집 강아지만 ‘멍멍이’이고 다른 집 강아지는 ‘멍멍이가 아니라고’ 말하는 식이다.

* 말하는 기쁨을 느끼는 언어 놀이
아이가 처음 말을 시작할 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아이가 천천히 말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느긋하게 반응하는 것이 엄마가 가져야 할 기본 자세다. 아이의 말을 열심히 잘 듣고 아이가 말할 시간을 충분히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틀린 발음이나 문법을 사용하면 고쳐서 말해준다. 예를 들어 아이가 “모자 주”라고 말하면 “그렇구나. 모자, 주세요”라고 부드럽게 말해주자. 아이에게 말할 때는 입술의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아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하고 입 동작을 크게 해 입 모양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1 아이의 말에 플러스 두 단어 아이가 두 단어를 연결시켜 말했다면 그 단어를 사용하여 한 문장을 만들면서 두 단어의 사용 빈도를 늘려주는 학습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아빠 차”라고 이야기를 했다면 “그래, 아빠가 차 타고 갔지”라든가, “엄마, 물” 이라고 말하면 “응, 우리 00이가 물이 마시고 싶구나 “라고 반복하면서 문장을 완성해 주는 것. 이때 중요한 것은 단어를 확장하는 것으로 아이가 한 말의 뜻을 바꾸지 말고 한두 단어를 덧붙여 말해주자. 예를 들어 아이가 ‘차 가’라고 말하면 “큰 차가 빨리 가네”라고 반복하면 어휘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2 질문쟁이 되기 평소 아이가 익숙한 사물이나 일상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자. 이때 정확한 어휘와 문장으로 질문하고 반응과 대답을 유도한다. 아이는 대답하지 못해도 목소리와 억양, 어휘를 통해 엄마의 말을 이해하며 뒷말을 따라 하거나 자기 스타일의 말을 한다. 이 과정에서 일상적인 말을 이해하고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배운다.

3 사물에 이름 붙이기 사물이나 사람을 지적하면서 그 이름을 말해주면 된다. 장난감을 보여주고, 이름을 말해주는 것. 주변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말해주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사물 이름을 가르칠 때는 “이게 뭐지?” 하고 물은 다음, 곧바로 “책이라고 해봐’ 하고 올바른 반응을 보여준다. 아이가 따라 하면 “아주 잘하네” 하고 칭찬을 해준다.

4 ‘음메’ 소리부터 아이가 말소리를 잘 따라 하지 못하면 비언어적인 소리를 따라 하도록 가르친다. ‘뿌뿌’ 하는 장난감 나팔 소리라든가 ‘꿀꿀, 음메, 꽤꽥’ 등 동물 울음소리, ‘쪼옥’ 하는 뽀뽀 소리를 흉내 내도록 한다.

5 게으름도 미덕 부지런하고 아이의 반응을 섬세히 살피는 엄마 중에는 아기가 요구를 스스로 표현하기 전 필요로 하 는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경우가 있다. 밥을 먹은 후에는 물을 가져다 주고, 아기가 높이 있는 장난감을 쳐다보고 있으면 바로 집어다주는 식이다. 이럴 경우 아기는 말할 필요가 없게 된다. 당연히 열심히 의사표시를 하려는 의욕도 사라진다. 아기가 무언가를 원할 때 즉시 반응하지 말고 아기가 의사를 표시하고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자. 때때로 아이가 말을 잘 못해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어 어’라고 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킬 때도 바로 주지 말고 먼저 정확한 발음으로 말해준 후 따라 하도록 한다.

6 심부름 시키기 아이가 걸으면서 활동이 점차 커지는 시기로 운동 능력과 언어 능력이 함께 발달할 수 있도록 이 두 가지를 접목시킨 교육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잘 걸으면 목표를 정해주고 자신의 움직임을 마음껏 활용한 움직임 놀이법을 해본다. “빵이 어디 있어? 가져와봐” 등의 간단한 지시를 해서 아이에게 자신감과 기쁨을 주는 기회를 준다. 이외에도 블록 등 쌓기 도구를 이용하여 쌓기나 나열하기, 비교하기 등을 해보는 것도 좋다.

7 노래 듣기 아이가 음악을 듣고 반응을 보일 시간을 마련해준다. 즐거운 음악이 나오면 몸을 흔들고 엄마와 함께 따라 부르기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경음악보다 동요를 들으면 멜로디를 통해 억양과 리듬 감각을 익히고 자연스레 언어 발달을 촉진한다.

문장을 만들어 말하는 24~36개월
아이의 언어 발달이 무렵 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말의 60~80%를 이해할 정도로 언어 능력이 발달한다. 말뜻의 차이를 이해하고, 3~4단어가 결합된 문장을 말한다. 질문하고, 노래를 부르며 완벽한 음높이를 갖게 된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5백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하고 36개월 경에는 9백~1천 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한다. 30개월이면 아이는 손짓 발짓을 동원해서라도 효율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수다스러울 정도로 말을 많이 한다. “사과를 가져다 엄마한테 줄래?”와 같은 2단계 지시도 따를 수 있다.

단순히 말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늘어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성인과 비슷한 문법적 구조를 가진 문장을 만드는 능력도 보여준다. 비교급과 미래시제 의문사를 사용하고, ‘옷 입혀줘’와 같은 수동형을 사용하는 것. ‘이것, 저것’ 등의 대명사와 ‘아까, 그때, 옛날’ 등의 과거 지칭 단어, ‘지금, 오늘’ 등의 현재 지칭단어 ‘내일, 다음’ 등의 미래 지칭 단어를 사용해 엄마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려고 하며,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물어봐서 부모를 짜증나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말을 잘 듣지 않고 반대로 행동하기도 하는데 호기심이 많아지고 궁금한 것도 늘어나는 시기의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여유롭게 받아들이자. 이렇게 언어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아이들의 언어적 표현은 다채로워지는데, 자연스레 잘못된 문장으로 말하는 경우도 늘어난다. 조사도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잘못된 오류를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진다.

* “왜?”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를 위한 언어 놀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땐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말하는데 리듬감을 살려 말하면 더 효과적이다. 어려운 단어나 추상적인 말, 애매한 표현보다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인 단어와 표현을 사용한다. 이 시기는 아이에게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좋다. 엄마가 알고 있는 표현들을 사용해 어떤 단어가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설명해줘야 하는데 아이들은 무엇, 누구, 어디를 사용하다가 이후에는 ‘왜?’ 와 같은 단어로 집요하게 물어보곤 한다. 때문에 대답하다 막혀 주눅 들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귀찮아하지 말고 자세히 대답해주자. 아이의 질문에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말 것.

1 무슨 내용이야?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준 뒤 그에 대한 내용을 말해보도록 한다. 주인공을 왜 좋아하는지,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예뻐 보이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하고 아이가 생각하는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2 한 번에 하나씩 아이가 자주 보는 것, 익숙한 물건들의 이름을 가르쳐주며 어휘를 늘려가보자. 사과나 사과나 푸딩, 잡채 등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이름이나 자동차, 북, 탬버린 등 장난감 이름부터 시작하면 좋다. 주의할 것은 한 가지 사물에 대해서는 한 가지 명칭만 가르쳐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강아지와 개를 동시에 알려주면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한다.

3 오늘 날씨가 어때? 비나 눈이 오는 모습, 안개가 낀 풍경 등 아이들의 눈에 비친 자연현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이야기를 나눠본 뒤 그에 대한 아이의 느낌을 말해보도록 한다.

4 구연동화 함께 듣기 동요만이 아니라 구연동화나 동화책을 읽어주는 CD를 들려주도록 한다. 새로운 단어는 물론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5 통통 튀어가는 공 공을 가지고 놀면서 신체 감각과 언어 감각을 발달시켜보자. “공이 통통통 튀어 오르네”라고 말하며 함께 공을 땅에 튀겨보고, “떼구르르, 잘도 굴러간다”하며 공을 굴려보기도 한다. 공을 만져보며 “무슨 느낌이 들어? 말랑해? 딱딱해?”라고 물어보는 등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며 대화를 해보자.

6 인형의 패션쇼 소꿉놀이나 인형놀이가 가능한 시기로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대화를 해보자. 인형 옷을 입히고 벗기면서 “어떤 옷을 입힐 거야? 바지 먼저 입힐 거야?”라는 등으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얘기해보고, 소꿉놀이를 하면서 엄마나 아빠의 말과 행동을 모방하게 해보자. 서로 역할을 맡아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의사표현 능력도 길러지고 상상력도 키워진다.

7 그리고 오리고 붙이기 손으로 연필을 잡고 긁적이기 시작하면서 그림이 조금씩 완성되어나가는 시기로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무엇을 그리고 싶어 하는지, 어디서 본 것인지, 무슨 색깔로 칠할 것인지 물어보며 다양한 어휘를 익히게 해준다. 그리기뿐만 아니라 가위질을 하거나 풀로 종이를 붙일 때 등 오리고 붙이기 놀이를 하면서 해보자.

우리 아이 언어 발달 괜찮을까?
평소 가족과 이야기할 때뿐만이 아니라 아이가 또래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잘 관찰해 보자. 전혀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크다거나 아이의 개월 수보다 6개월 이상 뒤처지면 언어 상담을 받아볼 것.

개월

내용

0~2

□ 목구멍 소리, 딸국질 소리를 낸다.
□ 어떤 소리를 듣고 입을 오물거리거나 웃는다.
□ ‘아, 에, 오’ 같은 모음류의 소리를 낸다.

3

□ 15~20초 동안 계속해서 소리를 낸다.
□ ‘크, 그, 응’ 같은 목구멍 소리를 낸다.
□ 어른이 어떤 소리를 반복해 주면 비슷한 소리를 모방한다.

4~6

□ 발성할 수 있는 모음에 ‘ㅍ, ㅂ, ㅁ, ㄷ’ 같은 자음을 결합하여 소리를 낸다
(예를 들면 ‘바 바 바’).
□ 말소리에 강약이 나타난다.
□ 부모에게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7

□ 모음과 자음을 결합하여 2음절의 소리를 낸다
(예를 들면 ‘아호, 아다’).

8

□ ㅌ, ㄴ’ 같은 자음과 결합하여 2음절로 옹알이를 한다.
말소리에 억양이 나타난다.

9

□ 소리의 형태를 바꾸어도 모방할 수 있다(예, ‘바바 → 다다’).
□ 억양을 모방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노래 멜로디를 따라하려고 한다.
□ 한 개 단어를 시작한다. 일반 사물 또는 가족 명칭(예, ‘맘마, 까까, 엄마’).

10

□ 여러 음절로 옹알이를 한다(예를 들면 ‘바다다’).
□ 1개 이상의 단어를 뜻이 정확하게 사용한다.
□ 초어(첫단어) 일반적으로 ‘엄마’를 말한다.

11

□ ‘물→무’로 말하고 ‘새→날아가는 손동작’을 보이는 등
말소리 또는 몸동작으로 단어를 표현한다.

12

□ ’멍멍’이나 ‘야옹’ 처럼 엄마와 놀면서 사용하는 소리들을 모방한다.
□ 욕구를 표시하려고 손짓이나 말소리를 사용한다.
□ 물이나 우유처럼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1~2개의 명칭을 말한다.

13

□ 전에 들은 적이 없는 소리를 조금씩 친숙하게 들려주면 모방한다.
□ 3개 이상의 단어를 뜻이 정확하게 사용한다.

14

□ 단어 안에서 매우 빈번하게 자음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ㄷ, ㄴ, ㅎ’).
□ 전에 들은 적이 없는 소리를 곧바로 모방한다.
□ 5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한다.

15~17

□ 새로운 한 음절의 단어를 모방한다.
□ 대화 중에 들은 단어를 모방한다.
□ 욕구를 표시하려고 단어와 함께 손짓을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한다.
□ 질문을 하기 위하여 끝을 올린다 (예를 들면, ‘가?’).

18

□ 2개의 단어를 결합하여 간단한 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 욕구를 표현하기 위하여 예와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더 줘’).
□ 의문사를 사용하기 시작한다(예를 들면 ‘뭐야?’).
□ ‘안에, 밖에’를 사용한다.
□ 평균 5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한다.

19

□ 5개의 친숙한 사물 가운데 정확하게 1개의 사물명칭을 말한다
(예를 들면 ‘공, 멍멍, 신, 컵’).
□ 사물 이름을 물어보기 위하여 두 단어가 결합된 의문문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이게 뭐야?’).

20

□ 최소한 15단어의 어휘를 사용한다.
□ 많이 접하는 일상적인 동사들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가, 안 가, 내려, 어부바, 줘’).

21~23

□ 속삭일 수 있다.
□ ‘위, 아래(밑)’중 1개를 사용한다.
□ 동사가 포함된 두 단어로 된 절을 사용한다
(예, ‘공 차, 차타, 문 열어, 엄마 앉아’).
□ 3개의 음절로 간단한 절을 모방한다(예를 들면 ‘우유 줘’).
□ 자신만이 의미를 알고 있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서 표현한다.
□ 50~75개 단어의 표현 어휘를 사용한다.

24

□ 오랫동안 혼자 이야기하면서 논다. 그러나 많은 부분을 알아듣기는 어렵다.
□ 대부분의 명사인 약 2백~3백개의 표현어휘를 가지고 있다.
□ 의문사를 더 자주 강조하면서 사물의 이름을 끊임없이 묻는다.
□ ‘누구’를 사용하여 사람의 이름을 묻는다(예를 들면, ‘누구야?’).
□ ‘나, 너, 내 꺼’ 같은 인칭 대명사를 가끔 사용한다.
□ 소유 대명사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엄마 양말, 아빠 옷).
□ 두 단어 문장에서 부정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아빠 아니야, 안 뛰어, 안 먹어’).

25

□ 자신의 경험을 가족들에게 즉시 이야기한다.
□ 눈, 코, 입 등의 신체 부위 기능을 말한다
(예를 들면 ‘밥은 어디로 먹지? - 입’).

26

□ ‘지금’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 ‘안(속)’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 크다, 작다 등의 형용사를 사용하여 사물을 설명한다.

27

□ 초성에서 ‘ㅍ, ㅁ, ㅎ, ㅂ, ㅃ’ 등의 자음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 ‘하나, 둘’을 정확하게 모방한다.
□ 사물의 기능을 이해하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무엇으로 밥을 먹지? - 숟가락’).

28~30

□ 주로2~3개의 단어를 결합한 절을 사용한다.
□ ‘밖에’ 등을 사용한다.
□ 대화에 참여한다.
□ 3단어로 결합된 의문문을 사용한다
(예 ‘언니 뭐 먹어’, ‘아빠 어디 있어?’, ‘엄마 어디 가?’).
□ 세 단어 문장에서 부정어를 사용한다.
(예, ‘엄마 안 아파, 철수 안 울어, 이거 우유 아니야’)
□ 주로 현재형 동사를 사용하지만 가끔 과거형 동사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병원 갔어, 차 탔어’).

31

□ 소-생각, 경험을 이야기할 때 단어를 배열하면서 표현한다.

32

□ 간단한 동요를 부른다.
□ 놀 때 대부분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한다.
□ 어떤 사물의 기능을 질문하면 그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두 단어로 결합된 절을 사용한다(예를 들면, ‘칼로 뭐하지?- 사과 깎아’).

33

□ 하고자 하는 것이나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약 4백 단어의 표현어휘를 가지며 습득력이 빠르게 증가한다.
□ 4개의 단어로 결합된 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 ‘가야 해, 먹고 싶어’처럼 조동사를 사용한다.

34

□ 과거 상황을 기억해서 말한다.
□ 2-3일 전 일들을 물어보면 대답한다
(예를 들면, ‘할머니 집에서 뭐했었지?’).
□ 6개의 일상 사물의 기능을 안다(예를 들면 ‘사과를 무엇으로 깎지? - 칼’).

35

□ 왜, 어떻게’의 의문사를 사용하여 질문한다.
□ 빨리, 늦게 의미를 이해해서 ‘차를 빨리 가게 해’ 하면 적절히 반응을 한다.
□ ‘빨리, 늦게’를 정확히 사용한다.

36

□ 초성에서 ‘ㄴ, ㄷ, ㄸ, ㅌ’ 등의 자음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 가상적인 역할놀이를 하면서 혼자서 스스로 이야기한다.
□ ‘뭐, 어디, 누가, 왜’ 의문사를 사용한다.
□ ‘우유(가) 책상 위에 있어’와 같이 3개나 네 단어 문장을 사용한다.
□ 복수 대명사를 사용한다(예를 들면 우리).
□ 표현어휘 1천개 정도를 사용한다.

이것만은 금물!
“그만 물어. 아까 말해줬잖아”

누구나 수다쟁이 엄마가 되리라 결심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말을 더듬거나 틀리게 발음하는 모습을 보면 처음엔 부드러운 말투로 고쳐주다가도 나중엔 답답해서 강하게 지적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버럭’ 하는 일이 조금씩 늘어난다. 하지만 발음이 틀렸거나 단어를 잘못 말했다고 해서 엄하게 지적하다 보면 아이는 말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아이의 실수는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교정되기 때문에 부드럽게 설명해주면서 아이가 따라 할 수 있게끔 정확히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할 때 잘못한다고 질책하는 것만큼 주의해야 할 것이 장난스럽게 놀리는 일이다.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는데 어떠냐 싶지만 아이의 마음 어디에선가 부끄러운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어 말할 때마다 망설이고 주눅든다.

아기가 같은 것을 물어볼 때도 ‘또 물어봐. 몇 번째냐’ 하는 식의 반응 역시 피해야한다. 아이들은 말 그대로 호기심 천국으로 ‘이게 뭐야?’로 시작해 ‘왜?’라는 의문사를 끊임없이 달고 산다. 아이가 궁금해할 때 알고 있는 한 상세하게 설명해주자.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억지 주장을 펼칠 때가 있다. 엄마가 듣기에 이치에 맞지 않아도 그러한 주장을 잘 들어주고 찬찬히 이해시켜나간다. 올바른 인식을 심어준다고 아이의 주장을 꺾어버리거나 무시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정불화로 인하여 부모가 싸웠을 때와 같이 2차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경우를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서는 부모가 하는 말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말에 포함된 명사와 형용사의 종류가 다양하고 문장이 길수록 언어 능력이 빨리 발달하는 것. 또 ‘그만해’, ‘안 돼’ 하지 마’ 등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들의 언어 능력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떨어진다.

부부싸움을 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엄마가 퉁명스러운 말투를 보이는 것도 주의해야 할 부분. 그런 일이 잦으면 아이는 말하는 즐거움보다 말을 꺼내면 꾸중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주눅들게 된다. 뿐만아니라 늘 불안감에 휩싸여서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할 것.

part 3 이중언어교육에 관한 진실
지난 베이비페어 때 큰맘먹고 ‘노0영 베이비’를 질렀다. “기지 도 못하는 아이에게 꼭 필요하냐”는 남편의 뚱한 표정을 뒤로하고 이 색감을 보면 우리 아기가 폭 빠져들 거라고 큰소리를 쳤다. 집에 들고 와 “색감이 예쁘다, 책마다 그림이 특색 있다”며 친정 엄마며 남편에게 자랑했는데 여러 권의 책을 돌려가며 펴줘도, 신나는 CD를 들려줘도 아이는 영 시큰둥하다. 막무가내로 계속 들이밀까 하다 혹 공부로 여기고 미리 질릴까봐 잠시 저만큼 치워두고 있던 차, 후배가 ‘이중언어의 진실’이라는 인터넷 기사를 보내주었다.

두 가지 언어를 배우는 아기가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아기보다 집중력과 인지력이 더 뛰어나다는 내용으로 만 24개월 아기의 경우 두 가지 언어를 배우면 산만한 환경에서도 일을 잘 마치고, 언어에 일찍 노출이 될수 록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것. 실제 외국어를 배우는 아이의 경우 뇌가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부위 중에서 모국어를 담당하는 부위와 함께 외국어를 담당하는 부위까지 발달하기 때문이다.

영어공부 시작의 적령기는 일곱 살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배운 아이에 비해 발음이나 문법 면에서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일단 모국어를 익힌 후 가르칠 것을 권한다. 조금 늦게 시작하더라도 모국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문법 구조에 따른 논리력과 수리 능력이 함께 계발되고, 모국어의 언어적 지식과 감각을 이용해 외국어를 익히기 때문에 유아기에 배우는 것보다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시기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 7~9세가 적당하다고 한다. 일단 모국어를 정확하게 습득하려면 6-7세가 되어야 하고, 그 이전에는 이중언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조기교육 때문에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 일단 외국어를 완전히 중단하고, 아이가 한국어를 확실 히 익힌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혼란스러워함에도 하나의 과정이라고만 생각하고, 아이가 곧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의 욕심이다.

조기교육을 시키지 않더라도 영어는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아기가 제대로 받아들일 시기에 시작해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무리 어릴 때 열심히 했다 하더라도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즐거운 외국어 공부 시간을 가져보자. 아이마다 언어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언어가 늦더라도 꾸중하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금 물. 또 한 가지, 아이의 실력이 궁금하다는 생각에 레벨 테스트를 받은 그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아 아이를 닦달하지 않도록 한다.

안하니만 못한 영어 섞어 쓰기
반기문 UN 총재의 영어발음을 듣고 난 뒤 영어 발음에 조금 관대해졌지만 스펀지처럼 뇌가 말랑말랑하고 흡수력이 뛰어난 아기 때 언어교육을 해야 문법도 자연스레 입에 배고 발음도 조금 더 원어민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던 터라 다시 귀가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너무 일찍 외국어를 가르칠 경우 아이에게 혼동을 줘 한국말도 제대로 못할까 하는 우려다.

많은 전문가들은 모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기들이 외국어를 배울 경우 언어혼동이 와서 발달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두 가지 언어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물론 아이가 어릴 때 외국어를 가르칠 경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두 가지 언어를 쉽게 쓸 수 있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따른다.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하려면 가족 중에 아이에게 늘 외국어로 말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영어 학습을 위해 짧은 시간 엄마가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놀이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한국어로 말하며 늘상 영어 단어를 섞어 쓴다거나 일상적으로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할 경우 아이는 대상과 단어의 연결에 혼란을 겪고 서로 다른 문법체계를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아빠가 외국어만 하고, 엄마가 한국어만 한다면 엄마가 하는 말과 아빠가 하는 말에 자연스레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혼란 없이 이중언어를 익힐 수 있다.

2011년 5월호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