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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첫 프랑스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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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 왕성한 에디터가 최근 사심이 발동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프랑스 자수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 바느질이라면 떨어진 단추 달기만 해온 초보자지만 기본 자수 기법 몇 가지만 익혀도 충분했다. 프랑스 자수의 재미를 한땀 한땀 느껴보자.



손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우길 좋아하는 에디터의 레이더망에 최근 ‘프랑스 자수’가 걸려들었다. 서점의 취미 서적 코너에 ‘프랑스 자수’를 소개하는 단행본들이 속속 등장하고, SNS에서는 앙증맞은 매력이 샘솟는 자수 인증 사진들이 자꾸 눈에 띈다. 이쯤 되면 손이 근질근질해 안 배우고는 못 배기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도무지 시간을 내기 어려워, 취재를 핑계로 인스타그램에서 눈여겨봐온 성북동 프랑스 자수 작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프랑스 자수 기법은 무려 3 백여 가지가 넘는데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자수 기법 몇 가지만 알려 달라고 한 것. 이 정도 기법만으로 시도할 수 있는 프랑스 자수 도안도 함께 말이다. 자수 경험이라고는 중학교 시절 가사 시간에 배운 스티치 기법이 전부인 에디터가 따라 해봤다. 클래스에서 배운 게 아니라 자수 기법부터 도안까지 모두 작가가 그려준 것으로 혼자 시도했다. 임신한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배냇저고리와 턱받이, 양말 등 아이 용품에 수를 놓았다. 조심스레 한땀 한땀 수를 놓다 보니 오리 한 마리를 완성하는 데에 채 30분도 안 걸렸다. 몰입의 카타르시스도 강력했다. 비록 30분 정도였지만 평화로운 집중은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삐뚤빼뚤하고 빈틈도 생겼지만 완성했다는 성취감 덕분에 자신감이 생기고, 잡념이 사라져 머리도 맑았다. 이제 파우치, 에코백, 카디건, 재킷 칼라 등 수놓을 곳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고, 도안을 직접 그리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임신부의 태교는 물론 산후우울증이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는 방법으로도 좋을 것 같다. 프랑스 자수로 일상의 여유를 수놓아보자.



프랑스 자수를 위한 준비



자수를 놓을 천 리넨이나 광목, 면 등 두께감이 있는 천이 수놓기 편하다. 신축성 있는 아이 옷이나 양말 등은 자수로 면을 채우기 힘들므로 선으로만 표현하는 게 좋다.
기화펜 천에 도안을 그릴 때 사용하는 펜으로 물을 뿌리면 자국이 사라진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은 6가닥으로 이루어진 DMC 25번사다. 50cm 정도 잘라 필요한 가닥 수만큼만 잡고 뽑아 쓰면 된다.
바늘 자수용 바늘은 일반 바늘보다 귀가 큰 게 특징이다. 실의 굵기와 가닥 수에 따라 바늘을 선택하는데 번호가 클수록 가늘다.
수틀 천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야 수를 깔끔하게 놓을 수 있다. 특히 면을 채우는 자수 기법을 사용할 때는 틀을 사용해야 예쁘게 놓아진다.
자수용 가위 실의 끝마무리를 할 때 사용한다. 실이 얇고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에 가위 날이 뾰족하고 작은 자수용 가위(쪽가위)가 유용하다.

★프랑스 자수를 시작할 때 주의할 점
리넨에 수를 놓을 거라면 먼저 세탁을 하는 게 좋다. 리넨은 세탁 후에 줄어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를 먼저 놓으면 모양이 틀어질 수 있어서다.


프랑스 자수의 기본 스티치 기법 6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면 금세 익숙해지는, 프랑스 자수의 기본 스티치 기법을 소개한다. 먼저 자투리 천에다 이 기법들을 여러 번 수놓으면서 연습한 뒤에 아래에 있는 도안에 맞춰 수를 놓으면 된다.



1.스트레이트스티치
가장 간단한 스티치로 여러 개를 모아서 모양을 만들 수도 있다.
2.아웃라인스티치 
앞서 놓은 땀의 2분의 1 지점에서 다음 땀을 시작하면 된다. 영문자 등의 윤곽선을 깔끔하게 표현할 때 사용한다. 
3.백스티치 
직선과 곡선 표현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고르게 놓아야 예쁘다. 
4.체인스티치

고리를 지어 사슬 모양으로 수놓는 기법. 굵은 윤곽선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한다.
5.레이지데이지스티치
꽃잎이나 작은 나뭇잎을 표현할 때 주로사용하는 기법.
6.프렌치너트스티치
매듭이 뒤로 가도록 바늘을 아래에서 위로 통과시킨 뒤 바늘에 실을 3번 감아서 모아 내려 씨앗 모양을 만든다. 꽃술, 작은 열매 장식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다양한 도안들과 스티치 기법




자수와 더 친해질 수 있는 클래스
요즘 프랑스 자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수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클래스가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솜씨 좋고, 예쁜 작업물을 선보이는 작가들의 클래스 세 곳을 소개한다.

녀 감성 물씬, 하우스 오브 지원



이번 칼럼에서 자수 기법과 도안, 작품 제작까지 도맡아 준 민지원 작가의 프랑스 자수 클래스. 성북동에 위치한 빈티지 소품 편집숍 로브제엣홈에서 진행하는 ‘하우스 오브 지원’ 클래스는 완성된 자수를 틀에 두고 리본을 감아서 액자로 제작하는 아이템으로 진행한다. 원데이 클래스와 2회 이상의 수업을 진행하는 클래스가 있으며 매달 다른 도안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작가 특유의 빈티지 감성과 세련된 색채 감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업료는 4만원(재료비 포함) 수업 신청을 위한 카톡 아이디는 ‘lobjetathome’이다.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6가길 1

유쾌한 자수, 멘티자수 



프랑스 자수를 발랄하고 유쾌하게 표현하는 류혜리 작가의 클래스. 플라밍고, 선인장, 콧수염이 달린 파인애플 등 만화 속 그림처럼 귀여운 자수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3주 코스와 6주 코스의 정규반이 운영되며 매주 새로운 스티치 기법들을 다양하게 배워 티코스터, 핀쿠션, 파우치나 가방 등의 여러 가지 아이템으로 완성할 수 있다. 수업료는 3주 코스는 15만3천원, 6주 코스는 36만8천원이며 실, 수틀 등의 재료비는 별도다. 수업 신청을 위한 카톡 아이디는 ‘Imkkout’이다. 
주소 클래스에 따라 장소가 달라짐 

자수인 듯 자수 아닌 클래스, 버튼티숍



완성된 아이템에는 분명 자수가 놓여 있지만 수를 직접 놓지는 않는 클래스도 있다. 작가가 미리 원단에 수를 놓아두고, 참가자들은 간단한 바느질만으로 핸드메이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핸드메이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온라인 편집숍 ‘버튼 티숍’과 출판사까지 운영하는 조인숙 작가의 클래스다. 원데이 클래스는 한 달에 2~3회 진행하며 블로그(blog.naver.com/ins4)나 버튼티숍 홈페이지(buttonteashop.com)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10월에는 자수가 놓인 아이 모자를 만들었고 11월에는 보온물병 파우치를 만들 예정이다. 수업료는 4만원(재료비 포함).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41길 3 1층


수놓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자수 아이템



1. 기본 티셔츠나 스웨터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다람쥐 자수 칼라. 안감이 부드러운 리넨 소재라 편하다. 4만원, 버튼티숍.
2. 망토를 걸친 소녀가 수놓인 브로치. 여자 아이의 코트나 가방 등에 포인트로 장식할 수 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커플 룩을 연출하기에도 좋다. 1만9천원, 버튼티숍.
3. 국제우편 봉투를 본떠 수놓은 여권 파우치. 여행의 설레는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고, 고리가 달려 있어 가방 속 지퍼에 연결하면 여권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가격미정, 버튼티숍.
4.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앙증맞은 자수 브로치. 아이 옷이나 모자, 가방 등 다양한 아이용품을 장식할 수 있다. 기타와 드럼 세트, 7천원, 라이클로즈.



자수작업 민지원(하우스 오브 지원) │제품협조 버튼티숍, 로브제엣홈 │사진 송상섭│진행 박효성 기자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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