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이 예비 맘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예비 맘들 사이에서 합성 엽산과 천연 엽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요한 건 어떤 엽산을 고르느냐보다 올바른 복용법이다.
엽산, 꼭 먹어야 할까?
엽산은 체내 세포를 성장시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에 반드시 필요한 비타민이다. 임신 4~5주차에는 태아의 뇌와 척추가 형성되기 시작하는데, 이때 엽산을 충분히 복용하지 않으면 신경관결 손증이나 언청이와 같은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 전부터 엽산을 복용해 태아의 기형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혈중 엽산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합성? 천연? 무엇을 선택할까?
엽산은 보통 합성 엽산(Folic Acid)과 천연 엽산(Folate)으로 구분된다. 최근 합성 엽산이 부작용을 일으킨다, 천연 엽산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는 등 엽산의 효능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천연보다는 합성 엽산의 흡수율이 더 높다. 합성 엽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대부분 합성 엽산과 천연 엽산을 비교군으로 둔 것이 아니어서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북미기형학회 발표에 따르면, 엽산 결핍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매년 18만 명의 신경관결손증 신생아가 태어난다. 미국 FDA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엽산, 그중에서도 합성 엽산을 복용해야 태아의 기형을 예방한다고 말한다. 이는 천연 엽산이 합성 엽산에 비해 흡수율이 낮고, 일부 임신부의 경우 엽산활용효소의 유전적 변형에 따라 엽산의 체내 활용률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이다. ‘천연’은 음식물에 들어 있는 엽산 성분을 말한다. 천연 엽산제라고 하면 음식에서 추출한 엽산을 담았다는 것으로 결국 합성이든 천연이든 성분의 차이가 아니라 흡수율의 차이를 봐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제품이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합성 엽산 흡수율이 더 높다는 건 명확하기 때문에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엽산을 제대로 복용하려면
Q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까요?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면 어떤 제품이든 추천할 만하다. 다만 엽산 함량이 400㎍ 이상인지 체크할 것. 엽산을 함유한 종합 비타민을 선택해도 좋다.
Q 하루 적정 복용량이 궁금해요.
하루 400~1000㎍이면 적당하다. 과거 선천성 기형아를 낳은 적이 있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항경련제를 복용하거나 흡연과 음주를 자주 했던 고위험군 임신부는 하루 5mg까지 고용량을 권장한다.
Q 얼마 동안 먹어야 할까요?
가임 여성은 항상 엽산을 복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계획 임신률이 50% 미만임을 감안한다면 엽산은 필수 비타민이다. 임신을 준비한다면 임신 3개월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고, 출산 후에도 산모와 아이의 영양을 위해 일정 기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모유수유를 한다면 수유 기간 내내,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1개월 정도 복용하면 된다.
Q 남편도 엽산을 먹어야 할까요?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남자의 혈중 엽산 수치가 충분하면 정자의 운동성이 활발해져 정자의 질도 좋다. 정자가 형성되려면 2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할 때까지 부부가 함께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하루 적정 복용량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예비 임신부와 같은 용량을 복용하면 좋다.
Q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을까요?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엽산은 합성 엽산제와 비교했을 때 흡수율이 60% 정도에 불과해 음식만으로는 기형을 예방할 만큼의 혈중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엽산제를 복용하면서 보조적인 역할로 엽산 함유량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엽산은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등 잎이 많은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오렌지, 키위, 토마토, 라즈베리도 엽산이 풍부한 대표적인 음식이다.
진행 윤세은 객원기자 사진 송상섭, 이지아 도움말 한정열(단국의대 제일병원 주산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