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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딸이나 아들이 아닌, 아이로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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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스러운 딸내미는 딱 질색이었다. <신데렐라> 책은 꼭꼭 숨겨두고, 옷장엔 바지와 티셔츠만 쟁이며 시크한 딸로 자라길 바랐다. “넌 뭐든 할 수 있어”라고 아이를 열심히 북돋웠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설거지하는 아빠, 못 박는 엄마의 모습이란다. 의식적인 교육보다 생활 속 가르침이 먼저인 것이다.



딸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은 극심한 남초 현상을 보였다. 4세 반일 때는 여자아이 셋에 남자아이가 다섯이더니, 5세 반에 올라가자 여자아이 넷에 남자아이가 열 명에 달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딸내미는 또래 여자아이답지 않게 ‘핑크’에 집중하지 않았고 인형보다 ‘또봇’에 열광했으며, 놀이터에서도 정글짐에 거꾸로 매달리기, 구름다리 건너기 등 몸을 움직이는 놀이에 푹 빠졌다. 그런데 6세가 되면서 조금씩 이상한 기미를 보였다. 파란샌들을 사주려고 하자 “이건 남자 색이잖아”라며 거부했고, 갑자기 치마와 구두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공주가 등장하는 책은 사주지 않았고, 장난감도 로봇과 블록, 자동차 위주로 길들였던 터라 ‘여자, 남자’를 구별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사고나 행동의 폭이 좁아질까 염려되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누가 우리 딸에게 이런 고정관념을 심어준 걸까.




딸은 예뻐야 할까?
우리 사회엔 알게 모르게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이 산재해 있다. 남성은 강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공격적이고, 지배적이라는 생각이 그렇다. 여기에 책임감이 강하고 울지 않으며, 입이 무겁고 무심하며, 통이 크다는 고정관념도 있다. 여성은 약하고 비논리적이며, 감성적이고 세심하며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있다. 책임감이 부족하며 잘 울고 잘 따지며, 말수가 많고 통이 작다고 생각한다.

유난히 우리 사회에 성 역할 개념이 나뉘어 있는 것은 오랜 세월 유교적 관념과 질서의 지배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아이를 키우면서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요 하거나 그를 바탕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여자아이에게는 주로 분홍색 계통의 옷을 사준다거나 소꿉놀이와 인형놀이를 즐기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이다. 아이가 시끄럽게 굴거나 말썽을 부리면 “여자아이가 얌전해야지, 조용해야지, 깨끗해야지, 말을 예쁘게 해야지” 등의 표현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려 하기도 한다. 남자아이에게는 파란색 계통의 옷과 신발을 입히고 신기며, 장난감도 자동차나 공룡, 총 등이 주를 이룬다. 소꿉놀이나 인형놀이를 하면 “사내 녀석이 뭐 그런 놀이를 하느냐?”고 지적하고, 아이가 울면 “여자아이처럼 잘 우느냐”라거나 “왜 그렇게 말이 많으냐, 남자 녀석이 뭐 그리 속이 좁으냐” 등의 말을 서슴지 않는다.

간혹 부모 중에는 성 역할 개념과 성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오해해 심각하게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자신과 다른 성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 성 정체성의 혼란을 의심하는 것이다. 성 정체성은 아이가 주관적으로 자신의 성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남자아이가 인형놀이를 즐긴다 해도 자신이 남성임을 알면서 재미를 느끼고 놀이를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소꿉놀이는 여자아이의 놀이라고 여기는, 편협한 성 역할 개념을 가진 부모들이다.

파란색 옷이 내 아들의 창의성을 막는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부모의 부정적 반응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반대 성에 부합되는 언행을 하면 부모가 혼내거나 잔소리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부모의 사랑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또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과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에 따라서는 부모가 강요하는 성 역할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아 반대 성을 무시하거나 혐오하는 태도를 지닐 수도 있다.

편견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사회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창의성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생각이 유연해야 가능하다.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가치 체계를 가진 사람은 사고가 굳어있으므로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이성과 어울리거나 동성 중에서도 다른 성향을 지닌 친구들과 어울릴 때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말과 행동을 하게 돼 원만하게 지내기 어렵다.

성 정체성은 대개 만 2세 무렵에 생겨난다. 자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사회가 그 성에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특성이나 태도 등에 관한 성 역할 개념이 형성되는 것은 7~8세 무렵이다. 이런 성 역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정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항상 엄마는 요리하고, 설거지와 청소 등 집안일로 동동거리는데 아빠는 잠만 자거나 TV를 보는 등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 가정, 부부가 함께 하는 일이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다. 아이는 남성에 대한 성 역할 개념을 아빠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가 “너는 남자니까 부엌에 들어오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부엌과 여성성을 자연스럽게 결부시키게 된다.

이외에도 아이가 접하는 동화책이나 텔레비전 만화 속 남녀의 모습, 어린이집 교사들의 태도, 친구들의 말과 행동, 할머니 등 주변 사람들의 태도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즉,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떻게 길러지는가에 따라 아이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생기고, 어떠한 교육을 받는가에 따라 이것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것이다.




양성성이 많은 친구를 만들어준다
성 역할에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는 환경이어야 양성성이 균형을 잡은 아이로 자란다. 양성성은 말 그대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골고루 갖춘 것을 이른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몸을 건강 하게 만들 듯이 남성성과 여성성을 골고루 갖춘 사람은 어떤 사람과도 잘 어울리며, 어떤 사회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다. 다른성에 대한 편견이 없어 대인 관계도 원만하게 맺어갈 수 있다. 양성성을 갖추려면 기본적으로 양성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를 이해하는 것으로 양성 모두와 잘 어울리고, 대화를 잘 나누며 갈등이 일어나도 치우침 없이 원만히 해결한다. 사회성이 키워져 이를 바탕으로 넓고 풍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리더십도 갖춰진다. 이성에 대해 이해하기 때문에 배려심이 깊어 상대로부터 호감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생활이나 조직 생활을 할 때도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대다수가 여성 혹은 남성인 조직에서도 이질감을 느끼거나 당황하지 않고 소외감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자연히 자신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해가며 잘 적응할 수 있다. 양성성을 지닌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는 방법과 일치한다. 일단 아이 앞에서 부모가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아빠가 더 힘이 세고 중요하다’ ‘아빠는 돈을 많이 벌어온다’ ‘엄마는 약하다’ ‘집안일은 엄마 몫이다’ 등의 인식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엄마와 아빠의 순서를 항상 아빠 다음에 엄마가 아니라 엄마 다음에 아빠로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령 놀이공원에서 줄을 서거나 가족의 이름을 모두 적을 때 대개 무심코 아빠 다음에 엄마 이름을 적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아빠 다음에 엄마가 아니라 엄마를 먼저 적은 다음에 아빠를 적는다. 또한 집안일이나 집 밖의 일들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혹은 나눠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이가 균형 잡힌 양성성을 띠며 자랄 수 있다.




"남자아이가 인형놀이를 즐긴다 해도 자신이 남성임을 알면서 재미를 느끼고 놀이를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소꿉놀이는 여자아이의 놀이라고 여기는, 편협한 성 역할 개념을 가진 부모들이다."


딸 아들 구별 않고 키우는 법
평소에도 남녀 차별이나 성에 대한 우위를 가리는 발언을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과 여성, 아들과 딸을 엄격히 구분하는 자세부터 버린다. 이러한 노력은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색의 구분을 없앤다
파란색 계열의 옷은 주로 남자아이에게, 빨강이나 분홍색 계열의 옷은 여자아이에게 입힌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옷 역시 남자아이의 옷은 대부분 푸른색이고, 여자아이의 옷은 분홍색이다. 양성 교육을 위해서는 색의 구분부터 없애야 한다. 남자아이에게도 분홍색 계열의 옷을 입히고, 여자아이에게도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혀보자. 이외에도 가방이나 신발 등 여러 가지 소품이나 장난감 역시 남자 색깔, 여자 색깔을 구별하는 대신, 아이 각자의 기호를 존중해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아이가 자신은 남자이기 때문에 파란색이 좋다며 고집할 경우, 분홍이나 노란색도 남자가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본다. 이때 아빠가 분홍색 계통의 소지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2 놀이의 구분을 없앤다
놀이나 활동에서도 아들 딸의 구별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인성과 지능을 발달시켜나가기 때문이다. 아들에게는 총과 자동차, 로봇 대신 인형이나 소꿉놀이 등 반대 성향의 장난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딸 역시 공룡이나 기차 등의 놀잇감을 갖고 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인형이 좋다는 딸에게 억지로 공룡을 가지고 놀라고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 놀게 하는 것보다 다양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활용할 기회를 줘야 오감을 자극받아 뇌도 고루 발달한다. 아빠가 아들과 함께 소꿉놀이나 마트 놀이 등을 하고, 엄마가 딸과 레고 블록을 쌓거나 총싸움을 하는 것도 좋다. 예체능 교육을 할 때도 남자아이는 태권도나 축구, 수영 등 운동에 치중하고, 여자아이는 발레나 피아노, 미술 등을 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자아이에게도 태권도나 수영 등을 시키고, 남자아이에게는 역시 미술이나 악기 등을 시킨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좀 더 적극적이 되고, 섬세하면서도 차분함을 키울 수 있는 등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

3 성 차별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들이 울 때면 “남자답지 못하다”고 나무라거나 “남자는 평생에 딱 세번 우는 거야”라는 식으로 말하는 부모들이 있다. 딸을 지나치게 꾸며주며 “예쁘다. 천생 여자다. 여자는 예뻐야 해”라고 치켜세우지도 말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라도 “너는 여자니까 혹은 남자니까 이렇게 해야지, 이러면 좋겠어”라거나 “여자애가 무슨~” 이라는 식의 성 차별적인 표현을 주의한다. 이런 표현은 아이들에게 고정된 성 역할 개념을 강화한다.

4 성 역할을 구분하지 않는다
간혹 집안일을 딸에게만 알려주고, 시키는 엄마들이 있다. 하지만 아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자기 방 정리는 물론 빨래 개기, 식사 준비 등을 시키고, 딸에게도 공 차기, 짐 옮기기 등의 일을 시킨다. 엄마와 아빠 역시 식사 준비, 설거지, 전구 갈기, 공구 사용 등의 집안일을 함께 하거나 번갈아가면서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5 미디어를 잘 선택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여전히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등 착하고 예쁜 여성이 멋진 왕자를 만나 삶이 바뀌는 식의 전통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는 동화책이 인기다. 이런 이야기는 아이에게 전통적인 성 역할을 세뇌할 수 있다. TV 만화나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이야기는 될 수 있으면 보여주지 말고 엄마가 먼저 훑어본 후 전통적 성 역할과 반대되는 여성 트럭 운전사, 남자 요리사나 미용사 등이 등장하는 내용의 것을 골라서 보여준다.

6 성별이 아닌 개인 특성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아이가 힘이 셀 때 “남자라서 힘이 세구나”가 아니라 “힘이 세네” “그리기를 잘하네” 식으로 성별과 무관한, 오로지 개인적인 특성만을 얘기한다. 조금 더 자란 후에는 “여자라서 그런지 과학에 관심이 없네” “남자라서 수학을 잘해” 등의 말도 삼간다. “과학보다 국어를 좋아하네” “국어보다 수학을 더 잘해”라고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억지로 양성성을 갖추게 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끔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맛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억지로 양성성을 강요하지 말아요
아이들 중에는 유난히 자신의 성향이 강하거나 반대 성의 특성을 자주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각자의 성향이 강해 소위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로 자란다고 큰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남성성의 경우, 경쟁심이 많은 대신 목표가 뚜렷하고, 도전정신이 강하다. 감성과 이성을 분리할 줄 알고 운동 능력도 뛰어나다. 여자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언어 감각이 탁월하며 상대의 감성에 잘 공감해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등 장점이 많다. 문제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굳어지면 행동과 사고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고, 양성성을 띤 사람이나 상대 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상대 성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거나 성 차별적인 언행을 하는 단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바람직한 방법으로 양성성을 심어주고 싶다면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다음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다가간다. 주의할 것은 아이가 양성성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쪽 성으로 치우친 성향의 아이에게 양성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양성성을 띠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아이가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끔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맛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와 함께 남성성과 여성성 둘 중의 어느 쪽이 더 우월하거나 중요하다는 식이 아닌, 둘 다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게끔 한다. 즉, 억지로 양성성을 갖추게 할 필요는 없다.


남성성이 강한 아이 vs 여성성이 강한 아이 특징
여성성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채는 등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말을 잘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잘 듣는다.
부엌일이나 엄마 옷 등 엄마의 행동이나 모습에 관심을 보인다.
소꿉놀이 등 앉아서 하는 놀이, 말로 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남성성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승부에 집착한다.
집중력이 뛰어나다.
활동적이고 몸놀이를 좋아한다.




1 남성성이 강한 남자아이 
여성에 대한 비하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성이 강한 아이는 자신의 힘이나 남성스러움을 여성에 대한 우월감으로 잘못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공격적 행동이나 놀리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여성은 약한 존재가 아니라 남성과 다른 존재로, 똑같은 사람으로서 반드시 존중받아야 함을 일깨워줘야 한다. 또한 평소 아이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답다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속상할 때도 참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성향이 굳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특히 아빠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고, 많이 안아주는 등 스킨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여성성이 강한 남자아이 
아이의 여성성을 인정하는 태도로 아이가 지닌 풍부한 감수성을 키워준다. 동시에 남성성도 키워주도록 한다. 즉, 또래 남자아이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고, 아빠가 아이와 자주 놀아주고 대화하면서 자연스레 아빠의 언행을 모방하게끔 유도한다. 더불어 엄마는 아이와 소꿉놀이뿐만 아니라 총이나 로봇 놀이 등을 함께 해주며 다른 놀이의 재미도 느끼게끔 한다. 

3 남성성이 강한 여자아이

‘쟤는 왜 저리 왈가닥일까’라고 한숨 내쉬지 말고 아이의 남성성을 인정하고 활달하고 씩씩한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 다만 또래 여자아이들과 어울릴 때 아이의 이런 모습이 어떤 친구에게는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다른 방식으로 노는 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남녀가 섞여 있을 때는 신체 놀이나 운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여자아이들과 놀 때는 전체 분위기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엄마 아빠 놀이를 할 때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엄마 역할을 하려는 반면 이 성향의 아이는 아빠나 오빠, 남동생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잘 어울릴 수 있다.

4 여성성이 강한 여자아이
남성에 대한 두려움이나 혐오감을 지니지 않도록 키워야 한다. 아빠가 아이와 많이 놀아주고, 교육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시간을 함께하면 도움이 된다. 아이가 호감을 느낄 만한 남자친구나 사촌 오빠와 자주 어울리게 하는 것도 좋다. 어떤 남자아이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는 등 거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것이 남자의 특성이 아니라 그 아이의 특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서 설명해준다. 평소 아이를 과보호하지 않도록 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여성성이 강한 여자아이는 모험심이나 도전정신이 부족할 수 있다. 또 의존적인 성향으로 자랄 수 있으므로 아주 작은 일부터 아이 스스로 도전하면서 실패하고 성공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바깥에서 햇볕을 받으며 많이 뛰어놀도록 하는 것도 좋다. 여자아이니까 조용히 앉아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내버려두지 말자.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바깥놀이를 하면 아이의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우리 몸을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 상태로 만든다. 안전 지향적인 여자아이들은 새로운 일보다 익숙한 일을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익숙한 일만 계속해서는 발전하기 힘들고, 해봐야 재미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성성이 강한 여자아이는 어른에게 사랑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부모가 싫어하는 기미가 보이면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도 포기하고, 부모의 뜻에 맞추려고 한다. 이 경우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소극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 해보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경선(자유기고가) 일러스트 송철운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참고자료 sbs 스페셜 ‘어떻게 영재가 되는가’(제작 미디어초이스) 참고도서 <아이의 사생활>(지식채널)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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