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성찬을 눈앞에 두고도 화장실 변기로 직행하는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엄마들의 입덧 이야기.

✪ 나를 괴롭힌 냄새들
✓ 수돗물 냄새가 역겨워서 며칠 동안 샤워도 못 하고 자연인처럼 지냈어요. 또 한동안은 밥 냄새가 싫어서 빨래집게로 코를 막고 집안일을 했답니다. were111
✓ 섬유유연제 냄새만 맡으면 변기로 직행하는 바람에 남편이 빨래를 시댁에 가져가 건조까지 해왔어요. pnh2918
✓ 이상하게 친정 김치는 맛있게 잘 먹었는데, 시댁 김치는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을 했어요. 시어머니가 서운해하실까 봐 지금까지도 남편과 저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어요. borasuni
✎ 전문가 코멘트
입덧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 중 증가하는 여러 호르몬의 영향으로 냄새 종류에 따라 구역, 구토 증상이 나타납니다. 임신 16주차 무렵이면 점차 증상이 나아지는데 이 시기까지는 거부감이 느껴지는 냄새를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 음식의 배신
✓ 고기가 맛없어지는 신기한 현상을 겪었어요. bingo0101
✓ 평소 좋아하던 부침개 냄새가 옆집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데 헛구역질이 나서 문을 꽁꽁 걸어 잠갔어요. odg0331
✓ TV에서 개그맨들이 쇠갈비찜을 뼈째 뜯는 모습을 보고 남편한테 사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막상 쇠갈비찜을 보니까 속이 울렁거려서 한입도 못 먹고 맨밥만 먹었네요. beskin31
✎ 전문가 코멘트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입덧이 심해 음식 자체를 섭취하기 어렵다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수액치료를 받고, 증상이 심할 경우 항구토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 입덧만큼 힘든 ‘먹덧’
✓ ‘먹는 입덧’이라 살이 계속 쪄서 정기검진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께 혼났어요. 더 슬픈 건 임신했을 때 찐 살이 아직도 그대로예요. fawn
✓ ‘먹는 입덧’이라 식비가 2배 넘게 나왔어요. 다들 못 먹어서 힘들다는데 저는 통장이 바닥나 힘들었어요. borarin
✓ 속이 비면 울렁거려서 쉴 틈 없이 먹었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임신 체질이라고 부러워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막달에 30kg까지 쪄서 입덧으로 살 빠진 사람이 가장 부러웠어요. hyosun0823
✎ 전문가 코멘트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므로 입맛이 당기는 것은 당연한 증상입니다. 단, 체중이 30kg까지 증가하면 임신성 당뇨 위험이 높아지고 분만 시 산도가 좁아져 난산할 수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도록 운동을 하고 체중 증가에 주의하세요.
✪ 애증의 남편
✓ 옆에서 잠든 남편 숨소리가 거슬려 숨 쉬지 말라고 깨운 적이 있네요. 잠자다 봉변당한 남편을 생각하면 웃기면서도 미안해요. appuni
✓ 남편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입덧이 어떤 느낌인지 모르기에 술 마신 다음 날 토하는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고 말해줬더니 단번에 이해하더라고요. sweety1210
✓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남편에게 붕어빵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붕어빵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왔어요. shylove
✎ 전문가 코멘트
우리는 힘들 때 가장 편한 사람을 찾습니다. 남편은 가장 가깝고 편한 존재로 때로는 고마운 행동을 못 보고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고마운 마음은 표현할수록 좋습니다. 간혹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남편은 모르는 것 같아 섭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리광부리는 것처럼 보일까 봐 쿨한 척 넘어가지 말고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면서도 부드럽게 말하세요.
✪ 워킹맘의 서러움
✓ 출근길 버스에서 3번 내려서 토하고 도저히 회사까지 갈 수가 없어서 월차를 낸 뒤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어요. tamy0574
✓ 김포에서 서울까지 통근하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자리도 없을뿐더러 배가 나오지 않으면 자리를 양보해주는 사람도 없어요. 어느 날 멀미와 입덧이 겹쳐 참을 새 없이 토가 올라왔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조금씩 삼켰답니다. thin5014
✎ 전문가 코멘트
워킹맘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고 일도 잘 해내고 싶어 힘들어도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신했을 때는 나 자신과 아이를 돌보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하세요. 당당하게 임신부의 특권을 누려도 괜찮습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서 사람들에게 배려를 구해보세요.
도움말 이성아(자람가족학교 대표), 전동수(순천향대부천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소품협조 스메그 코리아 | 사진 이지아 | 진행 위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