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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귀] "걱정 말아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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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후회하는 날의 연속이다. 다시금 새해에는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어떻게 해야 좋은 부모가 될까. 2017년을 맞아 트렌드 리포트와 설문조사를 통해 부모들의 고민을 엿봤다. 부모들은 자신들이 부모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해했고,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도 고민했다. 부모들의 이런 고민을 토대로 새해 마음에 품으면 좋을 문장을 뽑아봤다. 흔히 쓰는 말, 익히 보던 문장도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키고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단 한 문장이라도 마음을 움직였다면, 마음 한켠에 걸어두었다가 육아로 힘들고 괴로워지는 순간 꺼내보자. 마음을 다잡고, 심호흡 한 번 하고 육아 전선에 뛰어들 힘이 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걱정 말아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너무 애쓰지 말아요’라는 광고 문구만 봐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나는 정말 괜찮은 엄마일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육아에 고군분투 중인데도, 아이에게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의 원인은 번번이 엄마를 저격한다. 엄마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심지어 엄마가 잘못해서 그렇다며 질책받으면 상처를 받고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잘하고 있는지, 정말 괜찮은 건지 의심스럽고 불안감이 고개를 들 때 마음주치의가 내린 심리 처방전을 펼쳐본다.



마음주치의 유은정의 심리 처방전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이 나에게 상처를 줍니다”

엄마, 아내, 며느리라는 이유로 사랑을 베풀고 희생하는 역할을 떠맡는다. ‘좋은 엄마, 좋은 아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부합하지 않으면 자책하며 스스로 상처를 내기도 한다. 친절을 베풀고 상처로 돌려받는 엄마의 마음을 돌봐야 할 때다.

상처는 ‘서운한 감정’이다
상처라는 것은 상대가 원하지 않아도 내가 상대에게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기대한 만큼 보상이나 대우가 없을 때 느끼는 서운함에서 시작된다. 상처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주는 감정이다. 자식 때문에 경력도 단절하고 내 모든 시간을 올인하는데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최소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했을 때 저 아이도 따라와주어야 한다고 기대심리가 발동한다. 엄마의 희생은 숭고하고 무조건적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만 사실 기브앤테이크라는 인간관계의 공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상처를 많이 받고, 어떤 사람은 수월하게 지나간다. 마치 독감처럼 사람마다 영향력이 전혀 다르다. 마음의 면역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신체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마음 근육도 연습을 통해 키울 수 있다. 마음을 지키는 예방주사는 ‘모든 일에 너무 완벽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도 욕먹을 수 있어요. ‘80% 정도 했으니 됐어’라는 마음으로 여유를 갖는 것이 좋아요. 모든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수는 없으니 ‘50%만 나를 좋게 봐주어도 괜찮아’라고 생각해보세요.” 흔히 ‘상처받았다’고 표현하지만 상처를 만든 사람은 나 자신이다. 너무 노력하고 살다 보면 우울, 무기력,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나의 페이스를 찾으면서 조금은 쉬어도 괜찮다는 몸의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느라 나를 구박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까.

스스로 행복하면 함께여도 행복하다
비만클리닉을 찾아오는 엄마들 중 “엄마는 뚱뚱하니까 학교에 오지 말라는 말을 아이에게 들었다”며 “내가 그 녀석 키우다가 살찌고 몸이 망가진 것인데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한탄한다. 가족때문에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며 가족에게 죄책감을 주는 엄마는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비하될 수 있다.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이어트하고 운동을 시작해서 활력을 찾아야 한다. 결혼하고 아이가 있다고 해서 남편과 아이가 엄마의 정체성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나’의 행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혼자 스스로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 상처를 다스리는 감정 솔루션

결혼의 바운더리를 사수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분노가 폭발한다면 자신을 먼저 들여다본다. ‘내가 바라는 것을 정확하게 말로 표현하고 있는가?’ ‘내가 바라는 것을 알아서 해주기 바라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으로 화가 나는가?’를 분석해보는것이다. 가족일수록 특히 남편과 아이에게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인간관계에서 적용되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이것이 결혼 관계에서의 ‘바운더리’다.

‘나만의 것’을 찾으면 불안감이 준다
부모들이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정답사회’에서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몇 살 때는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고, 몇 살 때는 어떤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등 ‘정답’을 설정해두고 그에 못 미치면 아직 꿈을 시작하지도 않은 아이를 미리 판단해버린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나는 내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다. 삶의 만족감이 적은 부모는 아이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기 어렵고, 부모가 바라는 이상적인 아이 모습을 강요하기도 한다. 육아가 불안하다면 부모의 몸과 마음의 건강 상태,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육아 방식이 내 아이에게 잘 맞는다는 확신을 가지면 육아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다.

나만의 ‘웅크린 시간’을 누려라
때로는 인생보다 일상이 더 힘들다. ‘누군가가 대체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엄마의 자존감을 낮게 만든다. 살림이든 육아든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보자.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 꼭 특별한 성취를 이루거나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어야만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자존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나를 지칭하는 것들이 사라져도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다. 가끔은 나만의 ‘웅크린 시간’을 누려보자. 엄마에게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나를 우선순위에 두고 쉬어도 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내 시간을 조절하는 주인인가’에 따라 진정한 럭셔리를 누릴 수 있다.



유은정 정신과 전문의는 MBC, KBS, MBN 등 다수의 방송에서 활동 중이며 <렛미인LET美人>을 통해 성형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자존감 성형이라며 자존감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왔다. ‘유은정의좋은의원’을 운영하며 저서에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가 있다.




마음주치의 최주연의 심리 처방전
“불편할 순 있지만 위험하진 않아요”

불안은 엄마의 영혼을 잠식할까? 최주연 정신과 전문의의 생각은 다르다. 불안은 기쁨, 슬픔과 동등한 감정의 하나일뿐더러 긍정의 숨은 기능까지 있다. 불안의 맨 얼굴을 만나보자.



불안은 ‘낯섦’이다
“불필요한 감정이라고 정의하면 아마도 ‘불안’은 억울할 겁니다. 기쁨, 행복, 슬픔, 즐거움, 우울, 화 등 우리가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 중에 ‘불안’ 이 있어요. 불안은 화재경보기와 같거든요.” 불안은 위험한 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주고 우리가 조치하게 만드는 것이 본래 역할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잘 다루어야 할 고마운 감정이다. 불안이라는 정서가 없었다면 어쩌면 인류는 멸종하지 않았을까?

사람은 낯선 감정이 크면 불안감을 느낀다. 엄마 입장에서 임신과 출산, 육아는 매 순간 낯선 경험을 한다. 특히 육아가 처음이라면 모든 것이 낯설 테니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왜 나는 불안하지?’ ‘내가 이상한가?’라고 생각하기보다 불안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좋다. ‘나는 육아가 처음이고, 아이는 의사소통도 안 되지만 나는 잘 키우고 싶기 때문에 지금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보는 거다.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을 묻고 조언을 구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육아에 관한 고민은 큰 걱정거리가 아닌데 혼자 고민하다 크게 키우는 경우가 많다.

특별하다고 느낄 때 자존감은 추락한다
긍정적인 특별함이 아니라 부정적인 특별함을 조심해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아이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려고도 한다. 공부, 운동 등을 잘해야 한다고 아이를 압박하고 잘 안 되면 강요로 화풀이를 한다. 요즘 시대는 비교 대상이 옆집 아이가 아니라 전 국민이다. 불안은 경쟁과 비교를 먹고 자란다. 이미 아이가 불안해하는데 “너만 왜 그러니?” 하고 부정적으로 대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열등감을 느끼고 감추게 된다. 아이의 불안은 부모가 통제할 수 없다. 그것을 통제하려는 것이 더 문제다. 불안이라는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아이의 불안을 없애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부모가 감정을 인정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 자체가 자존감을 키우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불안도 유전되나요?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불안을 느끼는 건 자연스럽다. 불안이 정도를 넘어 상황보다 불안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면 불안장애라고 본다. 그 안에 대인공포, 공황장애, 광장공포 등도 포함된다. 부모가 불안장애가 있을 때 아이의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 불안해하는 부모 모습을 아이가 학습하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라도 부모가 불안을 잘 다루는 모습을 보이면 ‘불안할 때 우리 부모처럼 하면 되는구나’라고 배운다. 불안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는 거다.

“부모들은 아이가 겪는 좌절감에 지나치게 민감해요. 실망, 좌절 등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가 겪지 않기를 바라죠. 그런데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이라 생각하는 불안, 좌절, 실망 등의 감정은 사회에 나가면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감정일 뿐이에요. 정신적으로 건강한 좌절감을 경험해 본 아이들이 더 잘 성장합니다.”


✎ 불안을 다스리는 감정 솔루션

100m 달리기를 한 후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을 기억하라
불안감이 쌓이면 공격적이 될 수 있고, 욱하는 화로 나타날 수도 있다. 불안은 우리가 어떤 자극을 경험할 때 그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몸을 흥분시키고 흥분된 몸 상태로 그 상황을 재빠르게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호랑이를 만났을때 도망가기 위해 몸을 흥분시키는 것이 불안의 역할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것은 결국 흥분을 가라앉히는 겁니다. 해결책은 이미 모두 알고 있다. 아이들이 100m 달리기를 마친 뒤 그늘에 가서 천천히 심호흡하며 체온, 맥박, 혈압이 진정 될 때까지 쉬는 것처럼, 호흡을 규칙적으로 하면 흥분이 가라앉고 불안감도 잦아든다.

호흡을 잘 비워내도 불안이 줄어든다
화가 나거나 울 때는 호흡이 편하지 않다. 흥분을 가라앉히려면 숨을 많이 들이 마시는 것보다 잘 뱉는 것이 효과적이다. 좋은 것을 채우려면 비워내는 것이 먼저다.

바른 자세가 불안을 잠식시킨다
몸을 웅크리면 호흡 자체가 짧아져요. 어깨 펴고 허리 펴고 흉곽을 크게 해서 숨을 크게 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 있는 것도 좋다. 흉곽의 자세가 바를수록 호흡이 일정해지고 복식호흡을 하게 만든다.



최주연 정신과 전문의는 강남 연정신과 원장과 인지행동치료센터Y의 센터장,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이사, 한양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굿바이 공황장애> <불안해도 괜찮아>를 펴냈고,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를 감수했다.




참고도서 (북스톤), <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부키), <트렌드 코리아 2017>(미래의창), <극한육아 상담소>(로지) <똑게육아>(아우름), <배짱엄마의 착한 육아>(김영사), <어쩌다 엄마>(한빛라이프> | 모델 이네스(생후 16개월), 레아(만 3세), 라이언(만 3세) 스타일링 유민희 |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 의상협조 난다베베. 버디, 베베드피노, 스웨번·우트, 에뜨와, 젤리멜로, 코튼베이비, 티케, H&M키즈 소품협조 키엔호, LMNOP | 일러스트 최익견 | 사진 송상섭, 어시스트 김은지 | 한미영·김경민·윤세은 기자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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