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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의 시작을 함께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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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고,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일이 가장 행복한 두 명의 엄마가 새해 아이의 처음을 함께하기 좋은 그림책을 추천한다.



✎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전은주

 육아일기와 그림책 서평, 생활 속 놀이법 등 유용한 육아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며 ‘꽃님에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엄마가 되고 좋은 점 중 하나로 그림책 세계를 알게 된 것을 꼽을 만큼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저서로는 <웰컴 투 그림책 육아>(북하우스),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북하우스), <초간단 생활놀이>(북하우스)가 있으며, 최근에는 영어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영어그림책 읽어주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에게 새해를 소개하는 그림책과 첫 등원 시 읽으면 좋은 그림책을 소개한다.



<설빔>
배현주 지음ㅣ사계절ㅣ1만1천원



설날을 맞아 특별히 마련하는 새 옷을 설빔이라고 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설빔이 어떻게 다른가 보여주며 두 권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옷과 한국적인 소품이 이렇게 이쁘구나, 감탄할 만하며 아이들 그림이 익살스러워 웃음이 절로 난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박물관 외출이 부럽지 않다.


<동그란 지구의 하루>
안노 미쓰마사 지음ㅣ아이세움ㅣ8천5백원



지금 이 순간, 다른 나라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배고픈 애벌레>의 에릭 칼, <눈사람>의 레이먼드 브릭스, <은지와 푹신이>의 하야시 아키코, <여행 그림책>의 안노 미쓰마사 등 어마어마한 그림책 작가들이 책 한 권을 함께 썼다. 똑같은 순간, 각 나라 모습은 어떤지 보여주는 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중국·케냐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설 풍경을 볼 수 있다.


<연이네 설맞이>
우지영 글·윤정주 그림ㅣ책읽는곰ㅣ9천5백원



다듬이가 뭔지 엄마도 고개를 갸웃하는 시대다. 넓적한 다듬이 돌판 위에 옷을 개어놓고 또닥또닥 방망이로 두들기면 옷태가 금방 살아난다. 엄마는 꼬마 아가씨 연이를 위해 어떤 설빔을 준비할까? 설을 맞아 북적이는 대목장부터 밤을 새지 않으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섣달 그믐밤 이야기까지, 우리 명절 설의 이런저런 모습을 이야기한다.


<유치원에 갈 거야>
천미진 글·이혜영 그림ㅣ키즈엠ㅣ9천5백원



새해, 새학기가 다가온다. 어린이집이나 치원에 가려니 설레기도 하지만 어쩐지 두렵기도 하다. 여기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아이 장난감들이 자기들이 대신 유치원에 가겠다고 한다. “유치원에 가면 재미있는 얘기도 듣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숨바꼭질도 하고, 변신 가면도 만들 수 있잖아! 내가 갈게!” 그렇게 재미난 곳인데, 내가 가야 하지 않을까? 아이의 마음이 흔들린다.


<모모의 동전>
위리충 글·주청량 그림ㅣ토토북ㅣ9천5백원





중국의 설 풍경을 만나볼까? 모모 아빠는 먼 곳에서 일하느라 1년에 한 번 설날에야 집으로 돌아온다. 모모는 아빠가 좋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시 정다워졌는데 아빠는 또 떠날 시간이다. 모모는 아빠에게 소중한 행운의 동전을 선물한다. 중국의 설 풍경과 가족애가 담겨 있다.


<여우난골족>
백석 글·홍성찬 그림ㅣ창비ㅣ1만1천원



백석 시인이 어린 시절, 명절 아침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큰집에서 지낸 이야기를 시로 쓴 그림책이다. 쉽게 고쳐 썼어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시이니만큼 어려울 법도 한데,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림을 이해하고 재미있어한다. 그림책의 파워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 아이에게 읽어주다 어른이 더 추억에 잠기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희망이 내리는 학교>
제임스 럼포드 지음ㅣ시공주니어ㅣ9천5백원



교실도 없고, 책상도 없는 학교가 있다. 아프리카 차드에는 학교가 많지 않아 아이들이 입학 첫날, 교실부터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학교가 즐겁기만 하다. 우리나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원날, 학교 입학식 날과 비교해보며 지구 저편에선 나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조건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제님

 다정한 그림책 큐레이터로 공공도서관이나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그림책 강의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딸에게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책을 선물하고, 읽어주는 일을 좋아한다. 저서로는 <그림책이 좋아서>(헤르츠나인),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 빛나는>(헤르츠나인)이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처음’ 상황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을 추천한다.




<루비의 소원>
S. Y. 브리지스 글·S. 블랙올 그림 | 비룡소ㅣ8천5백원



빨간색 옷을 즐겨 입는 정열적인 소녀 루비는 나중에 커서 결혼보다는 공부를 계속해 대학에 가는 것이 소원이다. 하지만 루비의 생각은 당시 중국 전통에 반하는 당돌한 생각이었다. 어쩌면 루비가 집에서 맞이하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설날 아침, 세배를 하고 나니 할아버지가 빨간 봉투를 건넨다. 행운의 빨간 봉투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중국의 전통적인 색채와 무늬가 풍성한 그림은 덤이다.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맥 바넷 글·존 클라센 그림 | 길벗어린이ㅣ1만1천원



새하얀 눈과 까만 검댕밖에 보이지 않는 작고 추운 마을에 사는 애너벨은 조그만 털실 상자로 칙칙한 마을을 변화시키기에 도전한다. 애너벨은 자신은 물론 반 친구들과 선생님, 동물들, 마을 사람들, 집과 자동차, 나무와 작은 새에게도 알록달록 스웨터를 떠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조그만 털실 상자는 애너벨의 따뜻한 마음과 따뜻한 상상을 은유하는 것 같다. 하얀 눈으로 덮인 마을은 어떻게 변화할까?


<비 오는 날 집 보기>
이와사키 치히로 지음 | 프로메테우스ㅣ1만원



처음으로 혼자서 집을 보는 아이 심리가 가슴 절절히 스며든다. 하필 왜 비까지 내리는 걸까? 단어 하나하나에 아이의 기다림, 외로움, 불안함, 심심함, 쓸쓸함이 담뿍 배어 있다. 많이 번지는 기법의 수채화 그림 또한 촉촉하게 젖어들게 한다. 아이와 함께 수채화 물감을 펼쳐놓고 여러 가지 감정을 하얀 전지에 물들이고 싶어진다.


<부엉이와 보름달>
제인 욜런 글·존 쇤헤르 그림 | 시공주니어ㅣ8천원



하얀 달빛만이 고요히 흐르는 차디찬 겨울밤, 부엉이를 보러 가는 아빠와 아이가 있다. 부엉이는 성장하고픈 아이의 간절한 소망을 품은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와 으스스한 무서움, 지루한 침묵을 잘 이겨내야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용기를 가지고 긴 기다림 끝에 부엉이 눈과 마주한 아이의 눈빛 그리고 아빠 목을 꼬옥 끌어안고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길게 여운을 남긴다.


<아기 다람쥐의 모험>
신경림 글·김슬기 그림 | 바우솔ㅣ1만2천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숲 속, 배가 고픈 아기 다람쥐가 도토리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웬일인지 아파트 마을에 도토리들이 잔뜩 널려 있다. 신이 난 아기 다람쥐, 양 볼이 불룩해지도록 자기 것, 엄마 것, 아빠 것, 딱 3개의 도토리를 입에 무는데… 걱정으로 눈물 글썽이는 엄마 아빠 다람쥐 곁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시로 쓰이고, 시각적 이미지가 풍성한 그림책으로, 아이 먼저 눈을 감고 동시를 감상하며 상상하게 해본다.


<이슬이의 첫 심부름>
쓰쓰이 요리코 글·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ㅣ9천5백원





크나큰 성취감을 안겨주는 다섯 살 이슬이의 첫 심부름 이야기다. 처음 하는 일에는 두려움과 설레임 그리고 자그마한 용기도 함께한다. 쌩 달려오는 자전거도 무섭고, 넘어지는 바람에 동전도 떨어뜨리고, 가게에서는 큰소리도 내지 못해 쩔쩔매는 이슬이. 하지만 한 팔은 우유를 꼭 끌어안고 다른 한 손은 주먹을 꼭 쥔 채 걸어가는 이슬이가 보인다. 아이의 성장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도서협조 길벗어린이, 바우솔, 비룡소, 사계절, 시공주니어, 아이세움, 창비, 책읽는곰, 키즈엠, 토토북, 프로메테우스, 한림출판사 사진 송상섭 | 박선영 기자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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