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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가 '싫어쟁이'가 됐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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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같던 아이가 갑자기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말이 서툴러 발음도 제대로 못하면서 고개를 흔드는 아이. 우리 아이 왜 이럴까?




✎ 왜 ‘싫어’라는 말을 달고 살까?
단순한 모방 생후 18개월 무렵 아이들은 ‘싫어’나 ‘안 해’ 등의 부정적인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말을 시작해 어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으로 이때 아이들은 정확한 뜻을 모르고, 부모나 형제자매의 말을 듣고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

주장이 생기는 과정 만 3세 무렵 ‘싫어’라는 말을 끊임없이 사용하는 시기가 다시 온다. 이때는 자신의 주장이 생기는 시기로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있는데 자신의 생각을 따라주기보다 엄마 의견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을 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나도 내 의견이 있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 ‘싫어’ ‘안 해’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한다.



✎ ‘싫어쟁이’를 대하는 엄마의 자세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싫어’라는 말을 들은 엄마가 크게 반응하고 재미있어할 경우 아이는 ‘싫어’라는 말 자체를 즐거운 상황을 만들어주는 마법의 단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목욕하자’는 말에 아이가 ‘싫어’라고 대답했을 때 “뭐라고?”라며 엄마가 웃으며 과장된 표정을 짓거나 아이를 잡으려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추격전을 벌일 경우, 아이에겐 재미나고 자극적인 놀이가 된다. ‘싫어’라는 말을 하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신나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기억하는 것. 아이가 싫다고 할 때는 아이를 쫓아가거나 아이를 번쩍 안고 얼러주며 재미있는 상황을 만드는 대신, 차분히 얼른 씻고 자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설득하는 것이 좋다.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어린아이들은 ‘싫어’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알고 사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싫어’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가부장적 분위기를 주의한다 유난히 가부장적으로 아빠나 엄마의 말이 모두 옳다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취향과 의견을 무시당하고 자연히 ‘싫어’라는 의사표현을 하게 된다. 아이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엄마가 설득한다고 생각해도 아이에겐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 엄마가 기억해야 할 세가지

첫째, ‘싫어’라는 말을 줄여야 하는 이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는 타고난 기질을 주위 환경에 따라 변형시키며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성격을 만들어간다. 어린 시절 엄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싫어’라고 반응하며 성격을 만들어간 아이는 부정적인 성향을 띨 가능성이 높다.

둘째, 아이가 갑자기 ‘싫어’라는 표현을 할 때 

엄마 말을 잘 따르던 아이가 한순간에 ‘싫어쟁이’가 됐다면 아이의 환경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어린이집 교사가 바뀌었다거나 학습지를 시작했다는 사소한 일이 아이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무엇보다 ‘싫어’라는 말과 함께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면 생활을 꼼꼼히 살핀다.

셋째, 아이에 대한 존중이 기본
아무리 어리더라도 아이는 개별적인 존재로 자신의 의견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어떤 아이도 아무런 이유없이 행동하고 말하지 않는다. 아이 시각에서 아이 행동을 이해하고, 아이가 말을 하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살핀다.



✓ ‘싫어’에 대처하는 엄마의 대화법 


Case 1. 계곡에 놀러 갈래? 스케이트 타볼래? 식으로 새로운 것을 하자고 할 때 ‘싫어’라고 거부하는 아이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많은 아이다. 이럴 때는 무조건 “가자”고 지시하기보다는 “엄마와 해볼래?” “아빠가 어릴 때 가봤는데 정말 재미있대” “지난번에 보니 네 또래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었대. 우리도 같이 가볼까?”라는 식으로 새로운 장소나 활동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즐겁고 흥미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설명해주면서 권한다.

Case 2.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싫어’라는 말을 반복할 때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이다. 아이가 말도 못 하는데 ‘싫어’라는 말을 쓴다면 가정에서 ‘싫어’ ‘나빠’ 등의 부정어를 많이 쓰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본다. 평소에도 ‘싫어’라는 말보다 “이것보다 저것이 좋은데” “사과 대신 감을 먹을래?” 등 긍정적인 말을 사용한다.

Case 3. ‘밥 먹자’거나 ‘목욕하자’는 말에 ‘싫어’라며 도망다닐 때
엄마가 식사 준비를 한 뒤 “밥 먹자. 이리 오세요”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이가 “싫어”라고 이야기한다면 “빨리 와. 안 먹으면 혼나”라고 잔소리 하며 억지로 식탁 앞에 앉히기보다는 “우리 은지 왜 밥을 안 먹으려고 해? 배불러? 엄마 옆에 앉아 볶음밥을 먹는 건 어때?”라고 찬찬히 밥을 먹기 싫은 이유를 물어본다.

Case 4. 엄마 말에 싫다고 말하며 짜증 내고, 울거나 화를 내는 등의 행동을 보일 때
엄마 말에 장난스럽게 ‘싫어’라고 반응하기보다 짜증을 내거나 화내면서 ‘싫다’고 하는 것은 아이 기분이 좋지 않거나 엄마가 시키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아이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싫은 일이 있으므로 엄마의 지시를 강요하기보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진정된 뒤 “아까 왜 그렇게 화가 났어?”라고 묻는 여유가 필요하다.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원장), 박선주(원주혜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 | 일러스트 정하연 | 이경선(자유기고가)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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