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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의 그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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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장은 살림하는 사람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지닌 엄마 7인의 그릇장 그리고 애틋한 살림살이.


✎ 그릇장은 다 향수다
십 수년 전 어느 날 요리책을 보는데 음식보다 그릇이 더 눈에 들어왔다. 요리도 요리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밥상에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그릇들을 골라 음식을 담아낸다. 내가 즐겁게, 정성스럽게 그려내는 한 끼 밥상이 딸과 아들에게 영감을 주고, 문화가 되리라 생각한다. 엄마가 쓰시던 그릇장에 대한 추억으로 빈티지 그릇장을 들이고, 채우며 위안을 얻는다. 구색을 맞추지 않아도 잘 어울리는 빈티지 그릇들을 특히 좋아한다.






그녀의 그릇 빈티지 그릇이 대부분인데 갖가지 찬합, 스테인리스 도시락, 크고 작은 뚝배기 등 지금은 구하기 힘든 1970~80년대 ‘희귀템’이 많다. 여행길에 주로 구입하며, 지역의 장날을 놓치지 않는다. 도예가 김화중의 그릇 브랜드 ‘화소반’과 이천 도예촌의 ‘림도자기’, 전라도 진안 ‘손내옹기’ 등은 주기적으로 방문해 도자 그릇들을 보고, 만지고, 구입하는 브랜드다.
정은숙 음식·그릇·여행 등 감성적인 사진을 담아 올리며 무려 13만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인스타그래머(@je_bii_)다. 충남 공주에 거주하며 딸 지수(만 19세)와 아들 승준(만 13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살림 고수.






✎ 그릇장은 기억이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릇을 포함해 테이블웨어에 관심이 많고, 그만큼 많이 사서 모아두었다. 결혼 후 살림을 하면서 그 재미가 더해졌다. 미처 풀지 못한 박스도 여럿이다. 푸드스타일링을 공부할 때 스승님에게 물려받은 그릇들, 시즌 한정판으로 출시되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그릇들을 보면 당시 추억이 떠올라 더 각별하다. 여행하면서 기념품으로 그릇이나 접시, 시티머그컵 등을 구입한다.




그녀의 그릇 요즘에는 차분한 컬러의 도자 그릇과 잔에 심취해 있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타일과 도기를 생산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브랜드 ‘히스세라믹heath ceramics’과 파주 헤이리 마을에 있는 도자 그릇 브랜드 ‘1250°’, 일본에서 주목받는 도예작가의 브랜드 ‘버즈워즈BIRD’S WORDS’ 등이 있다.
홍주영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 현재는 아들 석진이(생후 26개월)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인스타그램(@hong.juyoung)을 통해 남다른 안목으로 셀렉하는 리빙&인테리어 소품과 요리 등을 공유한다.







✎ 그릇장은 엄마의 선물이다
그릇에 대한 애착은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에게 대물림했다. 환경이 그러하다 보니 어릴 적부터 그릇에 관심이 많았고, 여행지에서는 으레 리빙숍이나 플리마켓을 찾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그릇을 구입한다. 결혼할 때 엄마에게 선물 받은 그릇장에는 외할머니가 쓰시던 법랑 주전자부터 엄마에게 물려받은 유리접시, 여행지에서 공수해온 빈티지 그릇, 패키지가 예쁜 티케이스 등 다양한 아이템이 공존한다. 할머니와 엄마의 그릇이 내게 전해졌듯이 나도 딸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예쁜 그릇들을 모으고 있다.




그녀의 그릇 오래 지켜보다 구입하는 편. 최근 애정하는 브랜드로는 유럽 빈티지 그릇과 커틀러리 등을 판매하는 ‘피이뒤시엘FILLESDUCIEL’, 세련된 도자 그릇을 선보이는 ‘시드보울seedbowl’, 프랑스 커틀러리 브랜드 ‘라귀올laguiole’ 등이 있다.
이민진 디자인 용품 브랜드 ‘이쿠나(IKUNA)’를 운영하며, 딸 민하(만 3세)와 아들 민준(생후 4개월) 남매를 키우고 있다. 인스타그램(@minjinlee_)을 통해 재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담긴 이쿠나 제품과 일상을 공유한다.







✎ 그릇장은 추억이다
그릇을 보며 여행지를 추억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시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릇을 수집한다. 최근에는 여행을 가기 전에 그릇 시장을 사전 조사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릇은 여행지 추억뿐 아니라 그리운 사람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어 좋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100년 넘은 도시락 찬합이 있는데 볼 때마다 할머니가 떠오른다. 그릇은 온라인 쇼핑보다 직접 보고 구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손으로 만지는 물건이어서인지 시각적인 매력보다 재질과 촉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른다.


그녀의 그릇 아이를 키우면서 도시락 용기에 관심이 생겼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찬합 형태의 도시락 용기를 좋아한다. 미니멀 디자인의 ‘유미코 아이호시Yumiko Iihoshi’는 특히 애정하는 브랜드다.

용동희 푸드스타일리스트(@yongdonghee)이자 요리번역가로 잡지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에서 요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아들 주형(만 8세)이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엄마.







✎ 그릇장은 리프레시다
남편과 아이가 잠든 밤, 그릇장에서 마음에 드는 찻잔을 꺼내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하루 피로를 푼다. 임신 후 요리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릇 모으는 취미가 생겼다. 산후조리원에서 남들은 수유용품을 주문할 때, 그릇이 한 가득 배송되어 민망한 적이 있었을 정도. 그릇을 구입하며 터득한 것은 부담스러워 잘 쓰지 못하는 고가의 인기 제품이 아닌, 일상적으로 활용할 아이템을 하나씩 모으는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멋스러운 빈티지를 특히 좋아한다. 빈티지 그릇은 브랜드가 달라도 서로 잘 어우러진다.


그녀의 그릇 요즘에는 그릇보다 커피잔을 열심히 모은다. 애정하는 브랜드로는 예쁜 빈티지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라비아핀란드Arabia Finland’와 북유럽 특유의 패턴이 돋보이는 ‘구스타브베리Gustavsberg’가 있다.

윤지혜 스마트폰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딸 주아(만 5세)를 키우고 있는 엄마. 딸아이와의 소박한 일상, 맛있는 음식이 담긴 식탁 풍경 등을 인스타그램(@dibi401)을 통해 공유한다.







✎ 그릇장은 취미다
예쁘면서도 저렴한 그릇을 좋아하고, 많이 모으면서도 ‘쓰다 버릴 때가 되면 버리고 산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좋을수록 아끼지 않고 더 많이 사용한다. 대학 졸업 후 국내로, 해외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벼룩시장에서 눈에 띄는 빈티지 그릇들을 사 모으며 그 매력에 빠졌다. 취향을 아는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도 많이 받는다. 통영 시할머니댁은 그야말로 보물창고. 그림 그리는 일만큼 좋아하는 그릇을 보고, 쓰는 일이 즐겁다.


그녀의 그릇 꽃 그림이 그려진 빈티지 그릇, 보온병이나 주전자, 티포트도 좋아한다. 짝꿍 없는 빈티지 글래스가 수십 개에 달한다. 브랜드를 따지지 않지만 빈티지 ‘코렐Corelle’은 욕심을 부린다.

이정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망원동에 위치한 자그마한 밥집 ‘키친!만나다공원’의 주인장으로 아들 예호(만 5세)를 키우는 엄마다. 인스타그램(@mannadasik)을 통해 그림과 밥집 이야기, 일상을 공유한다.







✎ 그릇장은 감성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리빙 소품과 그릇에 눈을 떴고, 예쁜 그릇을 모으기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되었다. 인테리어는 물론 살림과 요리, 패션, 뷰티 등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고, 아이가 자라면서 보는 일상이 곧 감성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발견하면 아무리 무거워도 꼭 담아온다. 좋은 사람들을 위해 테이블을 꾸미고 예쁜 밥상을 차리는 것이 큰 기쁨이다.


그녀의 그릇 유행 타지 않고 레이어드하기 좋은 제품을 고르는 편. 데코 용으로도 좋은 ‘로얄코펜하겐Royalcopenhagen’, 네덜란드 리빙 브랜드 ‘리비에라메종Rivieramaison’, 프린트 수채화가 예쁜 ‘빌레로이앤보흐Villeroy & Boch’ 등의 브랜드를 좋아하며, 한샘·까사미아·피숀 매장도 자주 들른다.

위효리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면서 디자인 소품 숍을 운영하고 있다. 아들 도우(만 11세)를 키우며 인스타그램(@hanssemik_designshift_official) 을 통해 인테리어, 테이블웨어, 요리, 일상 등을 공유한다.






사진 이지아, 김남우 박선영, 위현아 기자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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