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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lllll33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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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물방울의 여행

“엄마, 자리가 너무 좁아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구름 속 아기 물방울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투덜거렸어요.
“이제 우리는 빗방울이 돼서 땅으로 내려 갈 거야. 여행을 시작하게 될 거란다.”
옹기종기 모여 있던 물방울들이 구름 아래로 뛰어내리기 시작했어요.
“아기 물방울아, 좋은 여행 하렴. 너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친구가 될 거야.”
엄마는 아기 물방울의 등을 톡 하고 밀어주었어요.
“으아아아!”
아기 물방울은 조금 무서웠지만 씩씩해지기로 했어요.
한참을 날아다니던 물방울은 조그마한 새싹 위로 톡 하고 떨어졌어요.

토도독 토도독.
친구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요.
물방울은 꼬옥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렸어요.
그때 조그만 새싹이 말을 걸었어요.
“안녕? 반가워! 나는 강낭콩이야.”
“안녕! 나도 반가워. 나는 물방울이야.”
“물방울아! 나한테 와줘서 고마워.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물방울은 깜짝 놀라 물었어요.
“나를? 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너랑 친구가 되면 주렁주렁 강낭콩을 열리게 할 수 있거든.”
“내가 너를 자라게 할 수 있다는 거야?”
“그래. 너랑 함께 하면 나는 키가 커지고 튼튼해질 수 있어.”
물방울은 고개를 갸우뚱 했어요.
“이렇게 작은 내가 너를 자라게 할 수 있다고? 에이. 말도 안 돼.”
물방울은 강낭콩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물방울은 너무 작았거든요.

그때 지나가던 바람이 멈춰 서서 말했어요.
“물방울아, 너는 강낭콩이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네가 누군가를 찾아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란다. 강낭콩에게 너는 꼭 필요한 친구야.”
물방울은 고개를 갸우뚱 했어요.
“제가요? 제가 꼭 필요해요?”
“그렇단다. 물이 없으면 싹은 자라지 못 해. 너는 아주 중요하지.”

구름 뒤에 숨어 살짝 고개를 내민 햇님도 말했어요.
“물방울아, 바람의 말이 맞아. 햇님과 바람과 비는 땅에서 자라는 친구들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란다. 우리가 친구들과 함께 있어야 친구들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어.”

‘내가 정말 그런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고?’
물방울은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강낭콩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강낭콩아, 내가 네 곁에 있을게!”

물방울은 강낭콩 싹 옆에 앉았어요.
햇님이 반짝 하고 떠오르면 덥지 않게 부채질을 해주고
바람이 살랑 하고 불면 함께 춤을 추었어요.
까르르, 웃으면 하나 둘 잎이 나고
짝짝, 박수 치면 꽃이 피더니
랄랄라, 노랫소리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했어요.

커다란 잎마다 강낭콩이 대롱대롱.
초록색 주머니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물방울은 기분이 좋았어요.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어요.

“물방울아, 고마워. 네 덕분에 내가 튼튼하게 자랐어.”
강낭콩의 말에 물방울은 방긋 미소 지었어요.

토도독 토도독.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물방울은 또 다른 친구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요.
다시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