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쓰고 행복이라 부른다
남편과 아이가 있어 더 바랄 게 없다는 그녀가 만삭의 몸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첫아이 때의 신기함과 놀라움 대신 설렘과 행복이가득한 표정이 사랑에 빠진 수줍은 소녀 같다. ‘엄마’라는 이름이 여전히 낯설다는 그녀의 삶은 특별하고 매력적이다.
아이와 산책하기보단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더 좋을 나이, 그녀는 한눈에 봐도 어려 보이는 스물다섯의 ‘어린’ 엄마다. 수줍은 표정과는 달리 무심한 듯 툭툭 내뱉는 부산 사투리와 장난기 가득한 웃는 얼굴을 보니 ‘예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는 제가 가수가 될 줄 알았어요. 음악이 좋았고, 음악으로 감정을 기록했고, 음악이 제 삶의 유일한 치유제였거든요. 그런데 사랑에 빠진 거예요. 그것도 아주 빠르고 깊게 말이죠. 사랑하면, 인연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물들고, 상대를 물들여간다고 하잖아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인연을 만난 거죠. 사실 결혼하고 싶었지만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빨리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삶의 모습을 바꾸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거라 생각해요.”
눈 깜짝할 사이 모든 것이 달라졌다. 결혼 한 후, 첫딸 유나를 낳았고 지금은 둘째를 임신 중이다.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은 여전히 낯설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꿈이 하나 생겼어요. 아주 멋진 여자가 되고 싶어요.”
조금 일찍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들뜨고 신나고 아프며 비로소 심장의 위치를 알았다.
“결혼을 왜 그렇게 빨리 했느냐, 아이는 천천히 갖지 그랬느냐… . 주변 사람들이 다 한마디씩 해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제가 안타까운가 봐요. 아이 키우는 게 힘들어서 남편에게 투정도 많이 부려요. 그때마다 남편은 미안한 듯 아무 말 없이 안아주곤 해요. 남편은 딸 셋을 키우는 것 같다지만, 그렇게 아옹다옹하는 것마저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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