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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momdesign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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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핑크색 립스틱

우리 엄마는 외출할 때면 늘 핑크색립스틱을 입술에 바르고 톡톡톡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가요.
그럴 때 마다 나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 엄마, 엄마, 나도! 나도! ”
“ 나도 발라볼래. 나도 해볼래” 라고 말해요.

하지만 엄마는 매번
“ 안돼!”
“ 나중에 영이가 크면 하자. ” 이렇게 말하곤 해요.
나도 엄마처럼 예뻐지고 싶은데...

그런데 나는 오늘 엄마 화장대 위에 있는 빨간색 가방을 보았어요.
엄마가 늘 화장품을 꺼냈던 그 가방이에요.
“앗싸~!” 나는 까치발을 들고 손을 쭉 뻗어 화장대 위에 빨간 가방을 꺼내 열어보았어요.
가방 안에는 예쁜 색의 화장품, 긴 모양, 둥근 모양, 네모, 세모 여러 모양의 화장품들이 담겨있었지요. 그 중에서 나는 엄마가 늘 바르던 핑크색립스틱을 발견했어요. 너무 가져보고 싶은 마음에 얼른 내 주머니 속으로 립스틱을 넣었어요. 그러고는 엄마 몰래 몰래 방으로 가서 내 보물 상자에 넣어 두었어요.

엄마가 또 외출 준비를 해요.
“ 어! 핑크색 립스틱이 어디 갔지? 영아~ 혹시 엄마 립스틱 못 봤어? ”
엄마가 나한테 물어봐요.
그런데 나는 “ 나도 어디 있는지 몰라요. 못 봤어 ” 이렇게 말하고는 방으로 후다닥 들어 와버렸어.

그러고는 보물 상자 속 립스틱을 꺼내서 엄마처럼 거울을 보고 입술에 살짝 발라보았어.
핑크. 내가 좋아하는 핑크. 핑크가 내 입에 꼭 하고 점을 찍었어.
“ 와~ 예뻐 ”
나는 다시 입술에 맞춰서 발라 보았어.
삐뚤. 삐뚤
“ 어?. 잘 안돼네, 왜 예쁘게 안돼지?”
나는 립스틱을 바르고 또 바르고 또 발랐어.
입술이 커졌어. 다시 예쁘게 바르려고 또 바르다보니 또 입술이 커졌어.
입술이 자꾸자꾸 커졌어, 입도 자꾸 자꾸 커졌어.

“ 으으으. 어떻하지...? ”
거울을 보니 내 입술은 커지고 커져서 하마 입이 되어버렸어
“으악!” 나는 깜짝 놀라 들고 있던 거울을 떨어뜨리고 말았지.
나는 다시 조심스레 거울을 들어 보았어.
‘ 내 작고 조그만 내 입술은 어디 간거야? ’
“으앙아아아아아앙~~”
나는 겁이 나고 무서워서 울어버렸어.
“ 하마가 되어버렸어. 영이가 하마가 됐어.. 앙아앙 ~~~”
내 울음소리에 엄마가 달려오셨어.
“ 영아, 무슨 일이야?”

“ 엄마~ 내 입이 없어지고 하마 입이 됐어. 이제 어떻해? ”
하마 입이 된 영이가 꾸억꾸억 억지로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어.
“ 어. 우리 영이 입이?!”
엄마도 놀라셨어.
엄마는 영이 손에 들린 립스틱을 바라보았지.
“ 영이가 거짓말하고, 몰래 엄마 립스틱을 가져다가 발라서 그렇게 된 건가봐 ”
“ 엄마가 지워줄게 ”
“ 우리 예쁜 영이 입술이 돌아와야 할 텐데 ”
엄마는 내 입술을 뽀드득, 뽀드득 씻어주었어. 하마처럼 커졌던 내 입이 다시 작고 예쁜 내 입으로, 입술로 돌아왔어..
“ 다행이다. 휴~ ”
나는 울음을 멈췄어.
그리고 엄마한테 몰래 립스틱을 가져다 숨긴 걸 이야기 했어.
“ 엄마, 너무 해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엄마 미안해~”
엄마는 날 토닥이며,
“ 우리 영이 예쁜 입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 다음엔 엄마한테 거짓말 하지 말아줘. ”
라고 말하며,
“ 우리 영이 작은 입술에 바르는 예쁜 립밤 사줘야겠다. ”
하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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