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say say say!
말을 시작한 아이는 매일같이 엄마 아빠가 배꼽을 잡을 만한 어록을 남깁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아이들의 유쾌한 한마디를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약은 나빠요”
카페 아이디 맘소니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제일 힘든 것은 바로 약 먹이기입니다. 승우가 감기에 단단히 걸려 약을 먹이려고 하자 안 먹겠다며 거부하는 거예요. “우리 약 좀 먹을까? 약먹으면 콧물도 안 흐르고 기침도 안 할 거야”라고 친절하게 얘기하자, 승우는 “싫어! 정말 싫어. 너무 싫어” 하면서 도망가더라고요. 한참 뒤 다시 와서는 “엄마, 우리 약 안 먹을거야?”라고 묻길래 먹어야 한다고 했더니 “아니야. 약은 맛이 이상해. 약은 나쁜 놈이야!”라는 게 아니겠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약이 엄마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나봐요.
“할머니 다리는 아빠 다리”
카페 아이디 버즈마미
생후 38개월인 첫째 아이는 또래보다 말이 조금 늦은 편이랍니다. 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말이 빠르게 늘더라고요.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있다 집으로 돌아온 날, 할머니와 함께 지내던 첫째 아이가 제게 “할머니 다리, 아빠 다리”라고 하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더니 어머니께서 어제 할머니 다리에 털이 난 것을 보고 아이가 아빠 다리 같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점점 말이 느는 첫째 아이가 앞으로 어떤 어록을 남길지 기대된답니다.
“아빠, 공부 좀 해요!”
카페 아이디 상콤한 정은씨
생후 20개월인 보민이는 그림 그리는 것을 공부라고 해요. 마트에서 물건을 계산하고 서명하는 것도 “엄마 공부해요”라고 이야기한답니다. 보민이는 목욕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만 하자고 하면 눈물부터 흘려요. 울음을 그치게 하는 방법으로 찾은 것이 바로 거울에 공부하자고 하는 거예요. 김이 서린 거울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면 금방 울음을 그치거든요. 어느 날, 아빠가 오랜만에 보민이 목욕을 시켰어요. 신나게 목욕을 하고 이제 그만 나가자고 하니 아니나 다를까 금세 보민이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었지요. “아빠~ 공부, 공부!”라고 외쳐도 아빠는 “응? 무슨 공부?”라고 되묻기만 하는 거예요. 아이가 거울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 거죠. “보민이 아빠, 공부 좀 하셔야겠어요!”
<모래로 그림 그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