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서점가에서 주목받는 책이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쓴 책이 그것. “긴 불황의 늪에서 ‘실력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진짜 실력은 ‘생각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죠. 요즘 서점가는 공부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시형 박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주부들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부들은 생활에 시달리며 ‘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뇌를 자극하지 않으니 건망증이 심해지고, 단순한 생활 패턴만을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주부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공부를 어떻게 습관화하고 생활화하느냐에 따라 주부의 뇌는 물론 생활 패턴도 변화할 것입니다.
엄마가 공부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주부들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부터 중대한 문제까지 많은 문제들을 마주합니다. 이때 끊임없이 공부하는 엄마라면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동원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겠죠. 아이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엄마가 하는 행동을 무의식 중에 기억하고 따라하게 됩니다.
요즘 많은 주부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공부하면 이런 감정도 사라질까요?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공부는 일단 시작하면, 그것에 몰입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우울증에서 오는 온갖 잡념도 지워낼 수 있습니다.
많은 주부들이 늦은 나이에 공부해서 대학 갈 것도 아니고 직장을 얻을 것도 아니라며 포기하곤 합니다. 그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머릿속 정보가 없어서 ‘기억 창고’가 텅텅 비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생활의 작은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많은 걸 공부하고 기억하면서 잠재의식의 창고를 채워야 뇌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생활의 작은 지혜는 가만히 앉아 있는 데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공부는 지식을 활용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쌓인 지식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식 창고를 채우십시오. 생활의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현명한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박사님은 요즘에 하루 몇 시간 정도, 어떤 공부를 하시나요? 5년마다 공부 주제를 바꿔 확장해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부 시간을 따로 두지는 않고, 틈틈이 합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시간 날 때 짬짬이 들여다봅니다. 하루는 그 시간을 합해보니 무려 14시간이나 됐습니다.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공부하다 보니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죠.
이시형 지음 | 중앙북스 |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