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홍지윤의 아트 동화책
당신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공룡의 생김새는 어떠한가? 아마도 짙은 카키색이나 브라운의 커다랗고 육중한 몸에 날카로운 눈매를 갖지 않았는가? 동양화가 홍지윤은 <공룡은 아름다워>란 책을 통해 먹으로 그린 공룡을 선보였다.
이 책을 기획한 의도는. EBS와 올리브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공룡은 특히 남자아이에게 인기 있는 소재다. 하지만 실사 그림과 영상은 공룡끼리 싸우고 서로 잡아먹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온다. 폭력적이고 거친 장면이 아이의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부모로서 걱정돼서 한반도의 공룡을 우리 식으로 정겹고 친근하게 표현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그림책과 부모가 사주고 싶은 책에는 간극이 있다. 아이들은 눈에 확 띄는 것을 원하지만 부모는 교육적이고 감성적인 책을 찾는다. 이 책은 엄마들이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기존의 공룡이 무시무시하고 거칠어 보였다면 이 책의 공룡 캐릭터는 귀엽고 동글동글한 이미지다. 공룡을 정겹게 표현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이제까지 공룡의 그림은 대부분 영화 <쥬라기 공원>의 이미지다. 한반도에 사는 공룡인데, 꼭 그들의 스타일대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스타일대로, 친근하고 아름답게 그려 여자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소재로 만들었다. 동양화가 홍지윤 씨에게 처음 작업을 부탁했을 땐, 무척 난감해했지만 일단 캐릭터의 콘셉트를 정한 뒤에는 작업을 빨리 끝내주었다. 실사를 비슷하게 따라 그린 뒤 선을 완만하게 그리는 과정을 거쳤다.
이 책을 만들 때 의도한 점은 또 무엇인가. 책의 판형이 일반적인 그림책과는 다르다. 책이 빳빳하고 딱딱하면 아이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양장 제본을 하지 않고 부드럽고 한지 느낌이 나는 종이를 사용해 동양적으로 표현했다.
공룡이 참 많이 등장하는데, 왜 점박이와 점순이만 이름이 있는가. 아이가 다른 공룡에게 직접 이름을 붙이길 바랐다. 보통 학명을 열심히 외우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잘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학명과 공룡을 연결하지 못한다. 공룡의 외모적인 특성이나 습성에 따라 아이가 직접 이름을 짓고 부르면 더 기억에 남고 애틋하지 않을까.
책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법을 추천해달라. 글을 쓰는 내내 운율을 생각하며 소리 내 읽어보았다. 노래하듯이 읽으면 글맛이 더 느껴질 것. 공룡은 호랑이나 사자처럼 눈으로 몇 번 보면 싫증이 나는 동물이 아니다. 누구도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아이가 책을 보면서 공룡들이 어울려 사는 생활을 상상하도록 자극해주자. 현재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그림책은 스케치북 형태에 크레파스로 칸을 채우는 타입이다. 먹으로 공룡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종학*이선재 글 | 홍지윤 그림 | EBS*올리브 스튜디오 <한반도의 공룡> 원작 | 중앙m&b | 1만2천원 | 3~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