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의 뿌리, 줄기, 잎사귀, 그리고 꽃까지
2007년 경상북도 청도에 영담한지미술관을 설립하고 닥섬유를 주재료로 한국 전통 종이의 맥을 잇고 있는 영담 스님. 2009년부터 제작된 신작을 중심으로 닥나무의 다양한 부분을 활용한 닥섬유 작품 30여 점을 서울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닥+나(我)+무(舞) 30년전’ - 닥나무와 춤을 추다>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물감에서 벗어나 닥나무의 자연 그대로의 물성을 따라 가장 자연스러운 작품을 해보자는 것이 모든 작품의 모티프다. 작가 대부분이 종이나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지만 나는 닥나무의 이파리, 줄기, 뿌리 그리고 꽃 등 닥나무전체를 활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이번 전시의 특별한 점은 일체의 화학물감(유화, 수채화물감, 아크릴, 먹 등)을 배제한 닥나무섬유와 닥나무의 자연물 색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1천 년 이상 유지되는 닥섬유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자연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했으니 관람하며 느껴보기 바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작품은 무엇인가. ‘닥나무와 춤을 추다’ 1, 2, 3 시리즈와 닥섬유에 열을 가하여 자연물감을 고착시킨 작품들이다. 화학물감을 쓰지 않고 닥나무 자체만으로 좌우로 흔들고 위아래로 움직여 공기와의 접촉빈도를 조절해 마치 닥나무가 춤을 추는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자연 그대로의 닥나무로 훌륭한 그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본다면 자연의 신비로움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전시 관람 후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면 좋은 활동을 추천해달라.
닥섬유와 춤을 출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닥종이를 구기고 찢어서 투명한 아크릴 통에 넣거나, 엄마와 아이, 작가가 함께 합동으로 작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각자 찢고 구긴 닥종이는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닥종이 조각이 한데 모이면 하나의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교육적인 메시지도 전한다.
영담 스님 30년간 우리의 종이를 연구하며 종이의 쓰임새를 강조하기보다는 닥종이 자체에 주목하는 작품을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 30여 점의 작품 중 <맘&앙팡> 독자를 위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활동과 작품을 추천해주었다.